바람길 427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서정주 그 애가 샘에서 물동이에 물을 길어 머리에 이고 오는 것을 나는 항용 모시밭 사잇길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동이 갓의 물방울이 그 애의 이마에 들어 그 애 눈썹을 적시고 있을 때는 그 애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지..

바람길 200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