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691

가는살갈퀴

가는살갈퀴 김종태 서른 몇쯤부터 풀이 너무 좋아서도감 몇권으로 혼자 공부를 한 나는이름이 확실하지 않은 녀석들이 나올 때마다미치고 환장하고 폴짝 뛸 일들이 생긴다 살갈퀴는 내가 잘 나가던 시절쯤 찍은 꽃이었고가는살갈퀴는 5년전 찍은 사진이었다살갈퀴는 잎사귀나 꽃이 잘 보이도록정성을 다해 찍은 것 같아 보이는데가는살갈퀴는 처삼촌 묘 벌초하듯멀리서 건성으로 대충 찍은 사진뿐이었다 오늘 꽃시를 올릴 가는살갈퀴가살갈퀴인지 가는살갈퀴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전문가들의 글이나 사진을 보아도아리송하기는 매한가지 같았다 살갈퀴는 도감을 보고 알아낸 이름이 맞는데가는살같퀴는 무슨 정보로 왜 을 붙였을까?더군다나 가는살갈퀴는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었다머리를 굴리다가..

야생화 2025.07.05

갈퀴꼭두서니

​ 갈퀴꼭두서니 김종태 하늘하늘 얌전하게 자라는 줄 알았는데자리를 잡자 온통 내 세상 왕성하게 퍼진다조용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자리가 맘에 들자신나게 가지를 뻗고 무럭무럭 자란다 네모 줄기에 작은 가시가 있어무엇이든 붙잡고 올라가고잠시 보지 않던 사이에엄청 꽃 피우고 다닥다닥 열매를 맺는다 보석인 듯 붉던 열매 까맣게 익어가고먹지도 못하는 열매엔 씨가 하나씩 실망하는 나에게 사람들이 말한다쟤 뿌리는 붉은 염료로 유명하다네 Rubia cordifolia var. pratensis Maxim.용담목 꼭두서니과의 다년초 덩굴풀잎은 원줄기에서는 6~10개씩 돌려나기하지만 그 중 절반은 탁엽이며 가지에서는 4~6개씩 돌려나기하고 긴 타원상..

야생화 2025.06.28

가시여뀌

​ 가시여뀌 김종태​ 조금 뾰족뾰족 보였을까? 찌르지도 못하는 그냥 고운 솜털인데 부르기 편한지 가시라고 부른다 조금 까칠까칠 들렸을까? 한번 슬쩍 건네본 말이었는데 내가 편하지 않았는지 토라졌다고 그런다 버선목처럼 뒤집어 보일 수도 없고 엑스레이 씨티 엠알아이처럼 찍을 수도 없고 내가 맘에 들지 않으면 내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처럼 너를 지금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나는 너의 영혼보다는 너의 마음보다는 보이는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그대로 너의 겉 껍데기밖에는 알 수가 없단다 ​ Persicaria fauriei (..

야생화 2025.04.19

가시엉겅퀴

가시엉겅퀴                                            김종태 뾰족한 잎마다 끝이 가시로 변해근처만 가도 소름이 돋고 다가갈 수 없다 얼마나 모질면 저렇게 무장을 할까?얼마나 오죽했으면 저렇게 항거를 할까?얼마나 피해를 당했으면 온몸이 가시일까?얼마나 소중한 것을 품었으면 저리도 보호가 철저할까? 아무리 물어봐도 대답이 없다아무리 궁리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다만 하나 나도 각오를 해 본다이젠 나도 나를 지키기 위해온 맘에 가시를 둘러야겠다세속에 그만 휘둘리고    Cirsium japonicum var. spinossimum Kitam.국화과 엉겅퀴속의 다년초잎이 다닥다닥 달리고 보다 가시가 많으며 길이 6~10mm이다.근생엽은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톱니와 더불어 가시가 있고..

야생화 2025.04.12

14년 6개월간 754개를 만들었습니다

참, 정말 참 힘들었던 14년 6개월간을꽃엽서를 만들었습니다1년 365일 토요일은 52개52 곱하기 14.5 는 754​2010년 6월 18일부터 2024년 12월 14일까지 토요일마다 어김없이 한편의 꽃엽서를 만들어서 블로그 등 SNS 에 올렸습니다​꽃엽서를 만들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롭거나 벌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꼭 해야만 하는 천직처럼죽어라고 꽃엽서를 만들었습니다​원래 천 개의 식물을 알고자 식물도감을 들여다보고 혼자 독학을 했고시도 쓰고 짧은 엽서를 썼습니다서른살 때부터 하늘을 두고 혼자 맹세했는데점점 기력이 다해가더니 754개로 멈추었습니다​8만장의 꽃사진을 찍었고 450편의 꽃시를 썼고750편의 꽃엽서를 만들었습니다 그 동안 참 힘들면서도 날이 갈수록 쌓여가는 꽃엽서에희노애락을 겪으면서도 참 행..

꽃엽서 20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