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 사용자 PC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차단했습니다. 원본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가시연꽃 김종태 내 무덤을 보기 전 부디 나를 안다고 하지 말자 눈으로만 보고 귀로만 듣는 너에게 나는 80년 동안의 숙제이다 나를 건성으로 만나려거든 저 멀리 뚝방에서 지나는 바람으.. 야생화 2007.07.27
창포 창포 꽃창포 붓꽃 창포 김종태 너에 대해서 틀리게 아는 것과 아예 모르는 것과 넌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것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과 사랑이라는 것을 엉뚱하게 잘못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을 고르라면 누굴 고르겠니? 네 이름은 알지만 너를 본 적이 .. 야생화 2007.06.16
아무튼 지금은 이렇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이렇습니다 원래 이런 것인지 타다가 이런 것인지 당신 편한 대로 생각하셔요 아무튼 지금은 이렇습니다 이제 그만 타야 할지 더 타야 할지 그건 당신 생각대로 하셔요 참 좋은 날들이었습니다 참 많은 사연들을 들었습니다 내 몸 이렇게 졸아들 때까지 얼마나 많은 연인들이 나를 사랑.. 바람길 2005.05.12
낮에 나온 반달 낮에 나온 반달 스무사흗날 몹쓸 스무사흗날 정말로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잔망스러운 기대를 그려보며 밤새 뒤척이던 나를 지켜보더니 아무 할 일 없는 아침에 저 반달 민망하게도 멀뚱멀뚱 저 혼자 중천에 떠 있다 어젯밤 또 누가 잠 못 들고 한밤중에 저 하연달을 보았으랴 네 꿈속에서 꿈결같이 .. 바람길 2005.03.04
한계 한계 보고 싶어도 참아야 할 우리에게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같이 있고 싶어도 참아야 할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니다 너 때문도 아니다 아무도 책임이 없다 누구도 어쩔 수 없다 산이라면 기어도 넘고 물이라면 배 만들어서도 건넌다지만 공간이 아닌 시간의 한계를 개인이 아닌 .. 5 2 詩 2005.03.02
꽃길 꽃길 아무 이유도 없어요 아니 물으셔도 됩니다 그냥 오늘 따라 그냥 당신과 같이 이 꽃길을 걷고 싶습니다 하 많은 세월 속에서 그 많은 시간을 접어 둔 채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그리워해야 했습니까? 만나면 그 순간부터 헤어질 것을 안타까워 했습니다 견우 직녀도 아니면서 연오랑 세오녀도 아니.. 바람길 2005.02.21
빛나는 관계 빛나는 관계 김종태 죽음을 헤아리는 삶은 죽음보다도 더 또렷하고 이별을 헤아리는 관계는 사랑보다도 더 진하다 자신을 버리기 전에는 맺어질 수 없는 사랑 기쁨의 절반은 안타까움이고 안타까움은 다시 사랑으로 익는다 모든 만남이 축복은 아니고 축복된 만남이 다 맺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 5 2 詩 2005.02.21
기다리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 김종태 아니 올 것 같고 언제 올까 싶더니만 슬며시 어느샌가 품안에 왔소이다 바람 한 오라기 오색 한 움큼 어느 것 하나 가을이 아니리까 기다리는 마음보다 저만치 앞서 가을은 개구장이처럼 살그머니 산과 들로 달려가오이다 올 것만 같고 아니 올 리 없다지만 어시긴 애저녁에 틀.. 5 2 詩 2005.02.21
소요시간 소요시간 김종태 한 시간으로는 무얼 하나요 하루로는 시작도 못해요 한 달은 어림도 없고요 일 년은 너무 짧아요 십 년을 못다할 겁니다 이십오 년은 되어야 겨우 오십 년으로 합시다 아예 저승은 무엇 하려고 비워 둡니까 5 2 詩 2005.02.17
이만큼은 아닙니다 이만큼은 아닙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맘 버선목처럼 뒤집어보여도 이만큼은 아닙니다 당신을 향한 내 가슴 엑스레이에 MRI촬영을 해도 이만큼은 아니랍니다 당신에게 몽땅 드리고 싶은 내 열정 내 온 생애를 담보로 한다 해도 이만큼은 아니랍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 눈 감기 전까지는 .. 바람길 2005.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