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무꽃 골무꽃 김종태 행여 서운하다 하지 마 다 그런 거 아니겠니 네가 아무리 곱다 한들 님이 언제까지나 너만 보겠니 네가 미워져서도 아닐꺼야 네가 잘못한 것도 없어 그렇다고 이제 와서 새삼 그 님이 나쁘다고 하겠니 잠시 너를 보고 나 하나한테 온 마음 빼앗겨 네 곁에 머무르며 행복했.. 야생화 2005.02.03
골등골나물 골등골나물 김종태 하늘만 보고 키워온 꿈 가슴 조려 품어온 님 알알이 연자주 알갱이들 송알이 옹기종기 무더기 이슬이 설레이고 바람이 흔들어도 내사 모른다 그런 것 앙가슴마다 영그는 세월 연자주 익어가 벌써 분홍 한여름 내내 기다리다 지쳐 이제 마악 하얗게 터지려는데 호랑나.. 야생화 2005.02.03
고추나물 고추나물 김종태 있어도 없는 너는 길고 긴 여름날 없어도 버젓이 있는 너는 또 짧고 짧은 여름 밤 떨구지 못한 미련 들쳐메고 터덜터덜 산자락을 걸을 때 가녀린 몸매로 무릎도 안 되게 피어 갈 필요도 없는 발길을 잡는 고추나물아 네 몸에 온통 검은 선과 점 한 발짝만 멀어지면 하나도.. 야생화 2005.01.31
고마리 고마리 1 김종태 개울가 도랑 옆에 살아도 끌밋한 잎사귀 하늘을 찌른다 졸졸 흐르는 물에 씻겨 꽃잎 새하얗다 그 속에서 빨래하는 누나 손목보다 더 흰 꽃잎 끝에 손톱 봉숭아물보다 더 곱게 물든 입술 토라져 뾰죡 내민 앙증맞은 자태 물처럼 흘러간 사람을 기다리다 못내 터져버려도 .. 야생화 2005.01.31
고려엉겅퀴 고려엉겅퀴 김종태 네 밥이 되랴? 다섯 식구 허기진 한때 뱃구레를 잠시 채울래? 네 꽃이 되랴? 다섯 마음 허황한 순간 헛된 욕망을 잠시 채울래? 나는 언제나 변함없이 이곳 황량한 들판을 지키며 어떤 너의 손길을 기다리나니 내 못난 자존심 하나 따가운 가시 모른 척 무시하고 살갑게 .. 야생화 2005.01.31
고들빼기 고들빼기 김종태 세월에 찢기운 가슴과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칼 반평생 기다림에 지쳐 외로 쳐진 가냘픈 고개 모두 바삐 씽씽대는 동구밖에 바장이며 서성이며 헤매 도는 버릇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꿈은 늘 깨기 위해 꾸는 것 혹시를 품고 나갔.. 야생화 2005.01.30
개솔새 개솔새 김종태 꽃은 무엇이외까 풀의 모든 것이외까 얼굴이 당신의 모두이듯이 얼굴이 다 다르고 꽃이 다 다르고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으리까 볼품 없는 몸뚱아리 별 볼일 없는 이름 석자 기억할 수 없는 가문 뒤엉켜 종잡을 수 없는 얼굴 짧은 앎 얕은 지혜 무.. 야생화 2005.01.29
개불알풀 개불알풀 큰개불알풀 개불알풀 김종태 한 뼘도 안 되는 낮은 몸에 사파이어가 주렁주렁이구만 최대 최고 큰대자만 찾는 사람은 길가의 이 보석 눈뜨고도 못보제 순백의 꽃심은 밖으로만 펴고 싶고 넉 장 꽃잎은 푸르다 못해 서러운디 땅의 마음을 닮은 심장형 꼬투리라 누가 이 꽃을 개.. 야생화 2005.01.28
개상사화 개상사화 김종태 모두 다 차지하려 안달복달 애절간절 애간장 끓였던 나를 사랑이라 강요하지 않으려니 소 닭 보듯 시큰둥 곁불도 안 내주었던 새침떼기 네 무정한 심사를 너도 미련이라 우기지 마라 있을 때만이라도 잘하자고 새끼손 건다해도 무슨 소용이랴 허구헌 날 떨어져 그리워.. 야생화 2005.01.27
개발나물 개발나물 김종태 너를 보는 데 몇 년 걸렸어 고만고만한 잎사귀들 그게 그거 같아서 몰랐었지 너를 아는데 또 몇 달 걸렸어 꽃이 피어야 이름을 아는데 여름이 다 가도록 꽃이 피어야지 팔월 어느 날 네 꽃을 보고 난 실망했어 산형과 꽃들이 다 비슷해서가 아니고 네 이름이 왜 개발나물.. 야생화 2005.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