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고마리

noseein 2005. 1. 31. 07:06

 
  고마리 1
 
                 김종태
 

 


 개울가 도랑 옆에 살아도
 끌밋한 잎사귀 하늘을 찌른다
 졸졸 흐르는 물에 씻겨
 꽃잎 새하얗다
 
 그 속에서 빨래하는 누나
 손목보다 더 흰 꽃잎 끝에
 손톱 봉숭아물보다
 더 곱게 물든 입술
 토라져 뾰죡 내민
 앙증맞은 자태
 
 물처럼 흘러간 사람을
 기다리다 못내 터져버려도
 행여 한 번 품은 마음이
 가실 줄이 있으랴
 큰 것만 찾는 눈에
 어찌 띄랴 이 작은
 숨은 정열
 
 

 


 
  고마리  2
 
 
 
 고만 만나자 한다
 만나면 괴롭다고 고만 만나자 한다
 잊지는 말고 한눈도 팔지 말고
 그냥 고만 만나자 한다
 
 들녘 개울가
 홀로 그리워 실바람에 떨 때
 화들짝 놀라던 알붐나비 그 반가움
 정도 지나치면 주체할 길 없던가
 
 외로와도 괴로와도 다 참고
 어제도 그제고 아닌 먼 옛날에
 만났던 사연이라 한켠에 접으며
 이제 고만 만나자 한다
 
 
 
 
  고마리 Persicaria thunbergii  H. GROSS
  물가에서 자라는 덩굴성 일년초로
  길이가 1 m 에 달함.
  8-9월에 꽃이 피며
  꽃은 흰 바탕에 붉은 끝이 있는 것과
  붉은 바탕에 흰끝이 있는 꽃이 있다.
  요즘 한창 개울가, 습한 곳에 무더기로 핀다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추나물  (0) 2005.01.31
고수  (0) 2005.01.31
고려엉겅퀴  (0) 2005.01.31
고들빼기  (0) 2005.01.30
개솔새  (0) 200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