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물달개비

noseein 2006. 8. 25. 07:40

 

 

 

 

 

 

 

 

 

 

물달개비



                    김종태




꿈이 아주 작은 너는

벼 포기 사이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푸를청청 잎사귀 물위에 깔고

동글다가 날렵해져서 제비꼬리를 닮았다



아무리 발돋움을 해도 한뼘 아랫이고

아무리 소리 질러도 허허벌판 논 속이다



가끔 찾아주는 이는

물방개 우렁이 어쩌다가 메뚜기일 뿐



혼자서도 잘 노는 태고적 습성은

더위가 한풀 꺾여 갈 때 꽃으로 맺힌다



비록 한뼘 낮은 몸매로

벼포기 사이에서 혼자 견디었어도



보라 청초한 네 꿈을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네 외로움을





학명  Monochoria vaginalis var. plantaginea

분류  물옥잠과

분포지역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

서식장소  논이나 못의 물가

논이나 못의 물가에서 자란다. 줄기는 5∼6개씩 뭉쳐 나오고 짧으며 각 1개씩의 잎이 달린다. 잎은 넓은 바소 모양 또는 세모진 달걀 모양이고 길이가 3∼7cm, 폭이 1.5∼3cm이며 밑이 둥글거나 약간 심장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뿌리에서 나온 잎의 잎자루는 길이가 10∼20cm이고, 줄기에 달린 잎의 잎자루는 길이가 3∼7cm이다.


꽃은 9월에 푸른 자주색으로 피고 3∼7개가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의 지름은 1.5∼2cm이고, 꽃차례는 길이가 잎보다 짧으며 꽃이 피면 밑으로 숙인다. 화피조각은 6개이고 긴 타원 모양이며, 수술은 6개이고 그 중 1개가 크며 수술대 한쪽에 톱니 같은 돌기가 있다.


열매는 삭과이고 길이 1cm의 타원 모양이며 밑으로 처지고 종자가 많이 들어 있다. 종자는 길이가 1mm이고 세로 줄이 있으며 옆으로 뚜렷하지 않은 줄이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곡초라는 약재로 쓰는데, 고열·해수·천식에 효과가 있다. 한국·일본·타이완 ·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물옥잠과 비슷하지만 몰옥잠은 꽃대가 잎사귀 위로 솟아오르지만

물달개비는 꽃대가 잎사귀 아래에 생긴다.




"물달개비는 자생종인가, 외래종인가?"


아주 오래 전에 들어온 것이므로 자생종은 아니지만 외래종이라고도 할 수 없다. 물달개비(Monochoria vaginalis)는 벼가 한반도에 처음 들어올 때 같이 따라온 것이다. 그 후 지금까지 줄곧 벼 곁을 떠나지 않고 있으며, 피 다음으로 논잡초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달개비의 이름에서 "달개비"는 닭의장풀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므로, 물달개비는 물닭의장풀이란 뜻이 된다.



"유럽이나 미국에도 살고 있는가?"


물달개비는 물옥잠과의 한해살이풀로서,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에는 거의 정착을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국, 중국, 일본 등과 동남아시아, 인도, 호주 등에 발생하고 있다. 물달개비는 밭에서는 살지 못하고, 논이나 개울 등 물가에서만 살고 있다.



"어떤 형태인가?"


키는 20-30cm로서, 전체가 매끄럽고 털이 없다. 뿌리에서 나온 잎의 잎자루는 10-20cm이고, 줄기에 달린 잎의 잎자루는 3-7cm이다. 잎은 3-7cm의 난형이다. 꽃은 8-9월에 줄기 끝에서 4-6개씩 피며 보라색이다. 화서 길이가 잎보다 짧으며 꽃이 피면 밑으로 숙인다. 수술 6개 중 5개는 짧고 노란 색이며, 1개는 길고 자주색이다. 수술대 한쪽에 톱니 같은 돌기가 있다. 열매는 삭과(캡슐)이고 길이 1cm의 타원형이며, 밑으로 처져 있다.



"물옥잠은 어떻게 다른가?"


물달개비 잎은 세모진 계란형이고, 물옥잠(Monochoria korsakowii) 잎은 심장형이다. 화서 위치가 다르다. 물달개비 화서는 잎보다 아래에 있고, 물옥잠 화서는 잎보다 위에 있다. 물옥잠은 한국과 일본의 북부지방, 중국 북부지방, 시베리아 동부에 분포하고 있다.



"관상용으로 기르는 부레옥잠과 어떻게 다른가?"


물달개비의 뿌리는 논 흙 속에 있고, 부레옥잠(Eichhornia crassipes)의 뿌리는 물에 떠 있다. 물달개비 잎자루는 엽초형이고, 부레옥잠의 잎자루는 공 모양으로 그 안에 공기가 들어 있어서 수면에 떠 있을 수 있다.



"왜 발아가 어려운가?"


물달개비 종자의 발아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논에서는 발아가 아주 잘 된다. 그러나, 실험실에서는 어렵다. 정성을 다해서 다시 해보아도 안 된다. 온도도 적합하고, 수분과 산소도 충분하게 공급해 주었다. 또 빛까지 비추어주었다. 완벽한 호조건이었으나, 발아를 하지 않는다.



그 조건에서는 발아하지 않는다. 물달개비는 산소가 적은 곳에서 발아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일 산소가 많은 조건, 즉 밭 조건에서 발아를 한다면, 그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물이 있는 조건에서는 토양 3cm깊이에서도 발생한다. 물달개비에게 그런 성질이 없으면 잡초가 아니고, 풀에 불과하다.



"왜 겨울동안 저온에 보관한 종자도 발아하지 않는가?"


가을에 채종하여 잘 보관해둔 종자가 봄에 전혀 발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종자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종자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달개비는 휴면성이 아주 강해서, 수분을 흡수한 상태에서 저온기간을 보내지 않으면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말하자면 논에서 겨울을 보내면 모든 것은 자연히 해결된다는 것이다. 실내에 모셔 놓으면 안 된다.



휴면이란 쉬고 잠을 잔다는 뜻이다. 휴면은 잡초에 있어서 가장 교묘한 전략이다. 사람들은 재작년에도 그리고 작년에도 제초를 했는데, 금년에 또 나오는 잡초를 보고 어디에서 오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것은 모두 잡초 종자의 휴면성과 광 발아성 때문이다. 제초를 했는데 잡초가 또 나오는 것은 잡초 종자의 빠른 성질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느린 성질과 서두르지 않는 성질 때문이다. 잡초도 다른 식물들처럼 한 발 앞서 발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나 나갔다가 겨울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갔다가 전멸이라도 당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잡초는 그런 실수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 실수를 하면 이미 잡초가 아니다.



"왜 작은 키로 벼와 경쟁하려 하는가?"


물달개비는 키가 적기 때문에 벼에 햇빛이 가려 광합성에 지장이 많을 것 같다. 그리고, 뿌리가 얕아서 양양분 섭취에도 지장이 많을 것 같다. 물론 물달개비도 햇빛이 잘 비치면 생장에 유리하고, 뿌리가 깊으면 양분 흡수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물달개비는 그러한 환경에서도 끄떡없이 살수 있는 능력이 있다.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서 물달개비가 벼보다 커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그늘에서도 잘 생장만 하면 된다. 또 물달개비는 뿌리를 깊게 뻗으면서 양분을 소모할 경제적 시간적 여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표토 부근의 양분만 있어도 충분하다.



"왜 제초제 저항성 물달개비가 생기는가?"


근래에 제초제를 뿌려도 효과가 없이 잘 자라는 물달개비가 많아졌다고 한다. 형태는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같은 물달개비로서, 죽지 않을 꾀가 생긴 것이다. 그런 물달개비가 생긴 이유는 대략 이렇다. 사람들은 30년 이상을 논 잡초를 죽이기 위해 아주 강력한 제초제들을 사용해왔다. 더구나 설포닐우레아계 제초제와 같은 특정한 제초제를 수년간 연속적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이것이 물달개비에게는 혹독한 시련이었다.



물달개비는 매년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꾀를 내어 제초제 분해효소를 만드는 공장을 체내에 건설한 것이다. 아직은 모든 물달개비에 기술이전이 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물달개비는 타가수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기술이전이 필요 없다. 설령, 기술이 없는 물달개비가 전부 당한다 하더라도, 저항성 물달개비들은 계속 자라면서 종자를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종자가 장거리 여행은 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전국 확산은 어려워도 번식력이 대단해서 저항성 물달개비의 권역 확대는 시간문제다.



"왜 자가수정을 하는가?"


물달개비는 타가수정을 하지 않고 자가수정을 한다. 보통 꽃들은 암술과 수술간에 점잖게 꽃가루를 주고 받거나, 때로 수술이 움직이는 수는 있다. 그런데 물달개비는 좀 특이하다. 암술과 수술은 하루에 두 번 접촉을 하는데, 암술이 적극적이고 선정적이다. 오전에는 수술에게 접촉만 했다가 아쉽지만 일단 헤어진다. 오후에는 수술에게 다가가서 허리를 꼬면서 요염한 자세를 보인다. 세 갈래의 암술머리에 골고루 꽃가루를 묻히겠다는 적극적 행동이다.



"언제 종자가 들어있는 캡슐이 열리는가?"


물속에 떨어진 다음에 열린다. 물달개비는 수정 후 고개를 숙여서 물속에 잠긴다. 종자가 가득 들어있는 캡슐은 가벼운 물결에도 쉽게 떨어진다. 물속에 떨어진 캡슐은 껍질이 뒤로 힘차게 젖혀지면서 종자들이 튀어나간다. 물이 담긴 컵에 캡슐을 넣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밭 잡초들은 캡슐을 건조 시켜 종자를 튕겨보내지만, 물달개비는 반대로 캡슐을 팽창 시켜 종자를 튕겨보낸다.



"어떻게 이용할 수는 없는가?"

 

어린 잎은 식용으로 쓰이고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곡초라는 약재로 쓰는데, 고열, 해수, 천식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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