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 뚱딴지 김종테 활달하신 어머니는 밤이면 가끔 아버지에게 바가지를 긁었다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하고는 못산다면서 벽을 보고 아무 말도 없는 아버지에게 벽창호라고 말하셨는데 벽창호라는 뚱딴지 같은 말이 그때는 무슨 말인지 통 감이 없었다 뚱하고 아무말이 없고 엉뚱하게 딴짓 .. 야생화 2007.10.26
끈끈이대나물 끈끈이대나물 김종태 감히 땅엣것이 어딜 함부로 서너 군데 줄기마다 끈끈이를 발라 기어야만 하는 철모르는 벌레 숱하게 죽였다 날아 다니는 것만을 꿈꾸어야 하는 내 유전 벌레야 너도 어쩔 수 없는 네 유전 벗어버릴 수 없는 그 유전의 죄값으로 또 한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 나를.. 야생화 2007.10.23
큰벼룩아재비 큰벼룩아재비 1 김종태 벼룩 꿇어앉을 만한 땅에 벼룩 등짝만한 잎 두세 쌍 하늘로만 꿈을 키웠는지 벼룩이 장대높이 뛴 만큼 자랐다 고 녀석을 찾으려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무릎 꿇고 기어다니며 풀밭을 헤매야 한다 작은 잎은 땅에 붙어 있고 머리카락 같은 꽃줄기만 하느적대니.. 야생화 2007.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