ㅜ -- 살짝 박으세요 ㅜ -- 살짝 박으세요 박지 마세요 깊숙히 박지 마세요 침 발라가며 박지 마세요 녹슬면 빼기 어려우니까 한 번 박은 건 언젠가는 빼더라구요 얼마나 단단히 얼마나 오래 박으려고 그리도 긴 놈으로 박으세요? 영원히 박고 싶겠지만 빼야 할 때를 생각하세요 검지와 장지 사이에 살포시 얹어 누르는 듯 .. 5 2 詩 2010.10.01
나란히날 나란히날 요즘은 무슨 기념일이 많다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3월14일 화이트데이 4월14일 블랙데이를 비롯하여 삼겹살데이(3월 3일) 2%데이(2월 2일) 오이데이(5월 2일) 고기데이(6월 6일) 꽈배기데이 (8월 8일) 구구데이(9월 9일) 빼빼로데이(11월 11일)등 재미있고 재치있는 데이가 많다. 그 중 나.. 5 2 詩 2007.11.02
낙엽의 사랑 낙엽의 사랑 김종태 당신을 사랑하여 한때 행복했어도 한없이 당신 곁에 있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세월 속에서 우리는 헤어져야 합니다 울며 불며 때론 가슴을 저며가며 당신 발밑을 맴돌고 헤매며 바스락바스락 가슴을 온통 다 조였습니다 그러나 당신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고 한때 죽도록 사랑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나는 이제 저 깊은 겨울 속으로 물러가려 합니다 온몸 온 마음 다하여 사랑했으므로 마지막 한잎이라도 다 썩어 당신의 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아직도 못 다 썩은 내 앙상한 갈비뼈를 보여드려 미안합니다 5 2 詩 2007.01.09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왔을 때 서정주 그 애가 샘에서 물동이에 물을 길어 머리에 이고 오는 것을 나는 항용 모시밭 사잇길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요 동이 갓의 물방울이 그 애의 이마에 들어 그 애 눈썹을 적시고 있을 때는 그 애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갔지.. 5 2 詩 2006.12.05
나의 길 나의 길 김종태 잎이 푸르던 날은 참 좋았습니다 당신을 위해 파르르르 몸 떨며 샤샤샥 당신의 옆구리를 간질이며 태양 아래 참 좋은 날들이었습니다 몸 점점 낡아 누렇게 변해갔을 때만도 그래도 그나마 나았습니다 또다른 모습으로 당신을 위하며 11월 늦게까지 매달렸습니다 세월의 흐름은 누구나 .. 5 2 詩 2006.03.06
등불 등불 김종태 등불은 눈부시지 않다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다 더 밝은 불빛 아래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한 구석을 지키고 있다가 어두워져야지만 빛을 내는 등불 등불은 요란하지 않다 애써 눈길을 모으지 않는다 화려하지도 않고 오로지 제몸을 태워 자기의 역할을 다할 .. 5 2 詩 2006.03.04
바지랑대 바지랑대 김종태 님아, 왜 토라지셨어요? 짐이 그리 무거운가요? 배배 꼬여 눈물만 뚝뚝 흘리시네요 제게 모두 기대고 조금만 참으세요 저 아무리 발돋움해도 하늘 아래이고요 길다고 우쭐대도 님보다 짧아요 고개 들어 구름하고 수다 떨어도 다 님을 돕는 것뿐이라오 제가 너무 버겁나요? 전 님이 무.. 5 2 詩 2006.02.28
길 길 길은 철로 전철기도 없는 지평선 행 빨갛게 녹이 레일 위를 소년이 걷고 있다 지친 침묵에는 이끼가 피어나고 자갈도 없는 곳 쇠뜨기만 무성하다 절룩거리는 발에는 신도 낡았지만 낡은 옷 포켓 안에는 따뜻한 은전 한 닙 한 마리 까마귀가 머리 위를 맴돌고 맴도는 구름이 어지러워도 지평선 저쪽 .. 5 2 詩 2005.03.24
흔적 송해 - 알뜰한 당신 무심한 바다도 파도를 빌어서 저렇듯 간절한 표현을 합니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사람이 걸으면 발자국 남기듯 내가 당신을 사랑하면 당신이 나를 사랑하면 우리 사랑한다면 흔적이 남습니다 파도처럼 어루만져 주세요 파도처럼 속삭여 주세요 눈길처럼 뽀드득 소리를 내요 우리 .. 5 2 詩 2005.03.04
한계 한계 보고 싶어도 참아야 할 우리에게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같이 있고 싶어도 참아야 할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니다 너 때문도 아니다 아무도 책임이 없다 누구도 어쩔 수 없다 산이라면 기어도 넘고 물이라면 배 만들어서도 건넌다지만 공간이 아닌 시간의 한계를 개인이 아닌 .. 5 2 詩 200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