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 아니 올 것 같고 언제 올까 싶더니만 슬며시 어느샌가 품안에 왔소이다 바람 한 오라기 오색 한 움큼 어느 것 하나 가을이 아니리까 기다리는 마음보다 저만치 앞서 가을은 개구장이처럼 살그머니 산과 들로 달려가오이다 올 것만 같고 아니 올 리 없다지만 오시긴 애저녁.. 5 2 詩 2015.09.26
막다른 길은 네 가슴 속에만 있다 길 2 이 세상 어디나 그리고 언제나 하늘 아래 처음인 것이 없고 하늘 아래 처음 아닌 것이 없다 모두 다 처음이고 모두 다 처음이 아니다 오늘 내가 가는 이 길 수많은 앞선이들이 지나간 길이고 오늘 내가 가는 이 길 가만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서 처음 있는 길이다 막다른 길은 인생에.. 5 2 詩 2015.09.26
? ! ... ? ! ... 의미도 모른 채 촛불 하나 들면 애국자가 된다 가슴 속에 타오르던 촛불은 꺼버리고 머리에 띠 하나 두르면 열사가 된다 1%도 죽지 않았으면서 오늘도 결사반대이다 늙어가도 노파심만 시퍼렇게 살아나고 이젠 우리나라도 시민혁명이 일어나는가보다 21세기 2만불시대에 내 꿈은 아.. 5 2 詩 2015.09.26
촛불에게 물어봐 촛불에게 물어봐 김종태 별들에게 물어봐 별들에게 물어봐 사랑하는 까닭에 다 타버린 내 마음을 별들은 알고 있어 별들은 알고 있어 사모하는 까닭에 울어버린 내 마음 1978년 유행하던 노래제목 별들에게 물어봐 촛불에게 물어봐 촛불에게 물어봐 쌀을 수출할지 쇠고기를 수출할지 자동.. 5 2 詩 2015.09.26
내 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내 몸의 버리는 것에 관한 보고서 칫솔질을 하다가 우웩 구역질을 했다 밥통 속의 삭은 물들이 한꺼번에 치솟으며 숨이 꽉 막히고 눈알이 뒤집힌다 야릇한 희열에 빠진다 아침에 일어나 코를 푼다 패앵하고 귀청이 떨어지도록 밤새 욕망과 야합한 증거들이 끈적끈적 는정는정거린다 어.. 5 2 詩 2015.09.26
나뭇잎 사랑 나뭇잎 사랑 김종태 나는 당신의 잎사귀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무성한 나무일 때 당신의 모습을 더욱 빛내 주고 당신이 앙상한 가지일 때도 매달려 당신의 추운 겨울을 지켜주는 떡갈나무 잎사귀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잎사귀이고 싶습니다 당신과 이별케 하는 바람이 불어도 당신의.. 5 2 詩 2015.09.19
보석만들기 보석 만들기 김종태 님께만 보이고자 키워온 생명을 희망으로 불을 지펴 에메랄드를 빚었나이다 푸른 하늘을 한 지게 훔쳐내어 그리움으로 불을 지펴 사파이어를 빚었나이다 진홍빛 노을을 한 소쿠리 얻어 내어 안타까움으로 불을 지펴 루비를 빚었나이다 방울진 눈물을 한 단지 모아내.. 5 2 詩 2015.09.19
나는 너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다 나는 너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다 김종태 너에게 아무런 사연이 없이 나는 나대로 나에게 어떤 의미도 없이 너는 너대로 당연한 것처럼 우리들은 홀로 가고 있다 홀로 가는 너를 붙들고 나는 너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다 나의 말 한 마디에 너의 모든 운명이 달려 있는 잃어버린 임금이 되.. 5 2 詩 2015.09.19
벽 벽 김종태 과거를 지우고 나를 잊고 지금 여기를 떠나고 싶어요 진눈깨비 퍼부어 살은 에이고 바람 몰아치는데 기댈 만한 벽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야 이리 온 휘청거리지 말고 잠시라도 쉬었다 가렴 내게 기대어 조금 쉬었다 간들 결국은 가야 할 길 아예 잊으랴 정말이예요? 속고만 .. 5 2 詩 2015.09.19
소요시간 소요시간 김종태 한 시간으로는 무얼 하나요 하루로는 시작도 못해요 한 달은 어림도 없고요 일 년은 너무 짧아요 십 년을 못다할 겁니다 이십오 년은 되어야 겨우 오십 년으로 합시다 아예 저승은 무엇 하려고 비워 둡니까 5 2 詩 201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