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뻐꾹나리

noseein 2006. 8. 12. 09:41

 

 

 

 

 

 

 

 

 

 

 

 

 

 



 

뻐꾹나리



                      김종태




  네가 먼저인지 내가 먼저인지

  따질 필요도 없이 둘이 같이라 치자

  하늘로 치솟은 미친 욕망

  거기까지는 그래 본능이라 치자

  그렇담 남들처럼 다정하면 어때서



  나를 따르는 척 하다가

  너는 삼천포로 빠져

  세 갈래로 갈라지더니

  아예 여섯 갈래로 흩어져

  온천지사방에 촉수를 뻗친다



  너야 단단한 집에서 또 벽을 쌓으며

  얼룩덜룩 요란한 화장을 하고

  나랑은 같이 할 수 없는 인연이라고

  먼 네 하늘을 쳐다보며

  잔망스러운 벌나비를 찾는데



  나 싫다는 너,  나도 싫다

  너를 위해 흘려줄 눈물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단다

  고개 숙여 내 욕망은 땅을 향하고

  고개 들어 네 꿈은 하늘을 헤매거라



  어쩌다 너와 나 한 역사를 이루지만

  살다보니 너와나 남남처럼 고개 외로 꼬지만

  나는 또다른 너이고

  너도 바로 어제의 나란다

  그런 것도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란다




  뻐꾹나리   Tricyrtis dilatata Nakai

  주로 남부지방의 숲속에서 자라는 백합과 다년초

  높이 50 cm 이고 넓은 타원형의 잎이 어긋난다.

  꽃은 7월에 원줄기와 가지 끝에 핀다.

  2층처럼  보이는 특이한 꽃모양이다.

  중부 이남에만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로 분포 지역은 비교적 많으나

  개체군이 작다. 경기도 광릉, 충청북도 면주지산, 각호산, 충청남도 안면도,

  전라남도 백양사, 지리산, 경상남도 함양 황석산, 충무, 제주도

  한라산 등에 분포한다.

  

  꽃을 잘 살펴보면 특이하다. 암술과 수술이 꽃잎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꽃잎 위로 치솟아 있다. 암술은 꽃잎처럼 자주색 반점이 있는데

  세 갈래로 갈라져서 중간 이후로는 다시 여섯 갈래로 갈라진다.

  그리고 방향이 약간 위로 향해 있다.

  수술은 여섯 개로 꽃밥이 아래를 향하고 있다. 이는 자화수분

  (자기의 수술밥이 자기의 암술대에 닿아 수정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잡종강세의 생존전략이다. 너와 내가, 다른 사람들이,  다른 민족이

  다른 문명이 섞일 때 강해지는 것을 우리는 생물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성격이 서로 다른 남자와 여자가 티격태격 다투면서 서로 어우러져 사는  모습과 이유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보완하면서 모난 부분을 갈고 닦아 인격이 더욱 원만해지려는

  인간의 숨겨진 잡종강세 본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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