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순비기나무

noseein 2006. 8. 7. 07:11

 

 

 

 

 

 

 

 

 

 

 


 


 

순비기나무



                         김종태




아무렇게나 아무데서나 자라는 순둥이

아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순둥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순둥이

아무도 찾아주지 않고 누구도 이름 부르지 않았다



바위틈 모래바닥 바닷바람 소금내음 있는 곳 어디든지

무릎까지도 자라지 못하고

모래 속으로 숨고 숨고 숨는 순비기

하나뿐인 태양을 사모하지만

어느 누구처럼 보란듯 하늘로 솟을 수 없는 유전자

그리움 하나 가득 온몸에 안고

땅속으로 땅속으로 뿌리 뻗는다



고기잡이 늙은이의 애닯은 사연도

물장구치는 철부지의 멋모르는 사랑도

이제는 다 바람으로 듣는 순비기

그리운 태양이 가장 뜨거울 때

순비기는 제일 여리디여린 그리움을

알알이 송이송이 꽃피운다

모래밭 속 뒤엉킨 그리움을

단단한 한알 향기나는 씨앗으로 품는다





순비기나무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마편초과의 낙엽관목.

학명  Vitex rotundifolia

분류  마편초과

단엽만형(單葉蔓荊)·만형자나무·풍나무라고도 한다. 바닷가 모래땅에서 옆으로 자라면서 뿌리가 내린다. 커다란 군락을 형성하며 높이 20∼80cm이다. 전체에 회색빛을 띤 흰색의 잔 털이 있고 가지는 네모진다.

잎은 마주달리고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가지와 더불어 은빛을 띤 흰색이 돈다. 잎 뒷면에는 잔 털이 빽빽이 난다.

꽃은 7∼9월에 피고 자줏빛 입술 모양 꽃이 원추꽃차례에 달린다. 꽃받침은 술잔처럼 생기고 털이 빽빽이 난다. 화관은 지름 약 13mm이고 4개의 수술 중 2개가 길며 꽃밥은 자줏빛이다. 암술은 1개이고 암술대는 2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핵과로 딱딱하고 둥글며 9∼10월에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다.

밀원식물로 이용한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만형자(蔓荊子)라고 하며 두통·안질·귓병에 쓴다. 한국(경북·황해도 이남), 일본, 동남아시아, 태평양 연안,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의 온대와 열대에 분포한다.


 

 


머리를 맑게 하는 보랏빛 향내 그윽   -  이유미


한 번 보면 눈에 ‘딱’ 띄고 ‘헉’ 감탄해야만 -시쳇말로 엽기적일 정도로 튀어야만- 좋아하고 두 번 보면 벌써 싫증을 느껴 식상해 하는 것이 요즘 젊은 세대의 보편적인 정서이다.

하지만 사람이나 사물이나 혹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이나 서서히 빠져들게 하여 은근한 매력을 웅숭깊게 발산하는 그런 멋스러움이 진미인 것 같다. 순간의 아름다움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 것에 대해 ‘너도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구나’ 하고 이야기하더라도 나 역시 어쩔 수 없다.


순비기나무는 바로 그런 나무다. 바닷가에 지천으로 흔하게 자라는 모습에 심드렁하니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알수록 새록새록 넘쳐나는 그 개성에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

우선 서식하는 곳이 남다르다. 바닷가에 산다. 물이 들었다 나갔다 하는 바닷가 모래밭 혹은 모래땅 위의 나지막한 바위틈에서 자란다.

주로 서해안이나 남해안 혹은 그곳의 섬에 둥지를 튼다. 자라는 모습 또한 특이하고, 나무치고는 키가 작다. 두 뼘쯤 되는 높이로 자라지만 옆으로 뿌리줄기가 길게 뻗으며 퍼져 나가 대개는 커다란 무리를 이룬다. 소복한 덤불처럼 혹은 보랏빛 카펫처럼.

분백색이 도는 잎엔 은은함이 있다. 잎 전체에 회백색 흰털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바닷가의 세찬 바람을 다스리기 위함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까지 비교적 긴 시간 피어있는 작은 보라빛 꽃들 속에서 튀어나온 수술이며 이러저러한 색의 변화가 여간 재미난 게 아니다. 꽃이 지고 나면 이내 구슬처럼 둥글고 딱딱한 열매가 달려 검자주색으로 익는다.

순비기나무란 이름이 왜 붙었을까? 나의 상상력으로는 짐작하기 어려웠는데, 우연히 ‘순비기’는 ‘숨비기’란 제주도 방언에서 유래했고 이는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말을 들었다. 따라서 바닷가에 살고 뿌리가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 때문에 순비기란 이름이 붙은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 방언을 확인해보진 못했으나, 순비기나무의 자라는 모습과 그 의미를 연상하며 이내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이름조차 재미난 나무다. 한자로는 만형(蔓荊)이라 하고 만형자나무, 풍나무, 숨베기 나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황해도 이남의 바닷가에 자라고, 이웃 나라 일본, 중국에도 분포한다.

바닷가에서 자라니 해풍의 영향이 있는 지방에선 땅을 덮는 지피(地被)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상록성 식물이니 월동에 큰 문제가 없다면 요긴하게 활용된다. 나무에 향기도 있어 허브식물로 권하기도 한다. 솔향기와도 같은 내음이 나는데 향을 맡다보면 머리가 시원해진다. 목욕탕에 놓아 향료로 쓰이기도 한다.


한방에서 두통약으로 쓰이는 것을 보면 헛말은 아닌 듯하다. 또 눈이 침침하고 충혈되거나, 신경성 두통 등 여러 가지 통증, 타박상 등 비교적 많은 증상에도 처방된다. 이밖에 밀원식물로도 알려져 있다.

마음이 답답해지거든, 순비기나무가 군락을 이룬 바다로 한번 가보자. 탁 트인 푸른 바다도 바라보고, 그 바다를 바라보고 사는 순비기나무의 푸른 향내도 맡으면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지 않을까!!

 

 


모든 두통을 치료하는 순비기나무
콩알만한 형형색색의 돌이 가득한 넓은 바닷가에 순비기나무가 덩굴을 뻗으며 자랐다.
잎을 떼어 코에 대니 솔향기와도 같은 내음에 머리가 금방 시원해진다. 순비기나무를 한자로는 만형(蔓荊)이라 하고 그 씨앗을 만형자(蔓荊子)라고 하는데, 옛날부터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은 약초로 이름이 높다.
여름에 보랏빛 꽃이 아름답게 피어서 가을에 지름 5~7mm쯤 되는 둥근 열매가 까맣게 익는다. 가을에 씨를 받아서 약으로 쓰는데 여름철의 잎이나 줄기를 대신 쓸 수도 있다. 잎을 짓찧어 즙을 내어 술에 타서 마시거나 물로 달여서 먹는다. 생것은 하루에 30~100g, 말린 것은 5~10g에 물 1,000ml를 붓고 10분쯤 달여서 하루 3~5번에 나누어 마신다. 신경성 두통에 가장 효과가 좋다.
순비기나무 잎과 줄기는 타박상이나 부종을 낫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다. 칼이나 낫에 다쳤을 때, 부딪혀서 멍이 들거나 다쳤을 때 순비기나무 잎과 줄기를 짓찧어서 붙이는 한편 줄기나 잎을 달여서 복용하면 곧 출혈이 멎고 부은 것이 내리며 통증이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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