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꽃다지 김종태 흥부네 자식처럼 많이도 달렸다 몇 장 땅잎 사이로 하늘 받칠 기둥 세우고 기름지면 바지랑대 메마르면 난쟁이 위로는 꽃이 거푸 피어나고 아래로는 열매가 알알이 영근다 못다 먹은 한으로 숟가락이 된 열매 이밥을 가득 담아 숲가락 탑을 쌓는다 더운 바람 불어 보리 익.. 야생화 2005.02.21
꼭두서니 꼭두서니 김종태 우두커니 멀거니 어처구니 없었지 옹망추니 초라니 청맹과니 뽑더니 꼬락서니 좋구나 옴니암니 고생주머니 버림받은 붉은 빛 화려한 오천 년 추억 아직은 버리지 못한 딸깍바리 여린 가시 덜미 잡힌 빈 호주머니 꼭두각시 들러리 놀음 혼자 서지 못하는 덧없는 삶 꽃보.. 야생화 2005.02.21
까마중 까마중 김종태 대문 밖에는 나가지도 않는다고 동네 칭찬이 자자했어 스물까지 숫보기로 키워온 꿈을 까마중 꽃이 하얗게 뒤뜰을 덮던 날 누이는 능말 부자집으로 꽃가마 탔지 천생연분 어쩌구가 말짱 헛것이여 중 중 까마중 새파란 알처렁 새끼 졸졸이 남겨 놓고 복도 많아라 순진한 누.. 야생화 2005.02.12
금낭화 금낭화 김종태 피같이 붉은 꽃은 초록 줄기도 붉게 물들이고 어찌나 예쁜지 한 번 본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 못 하네 생김새 묘해 말로는 못 해 조르르 올망졸망 꽃주머니 무거워 줄기는 휘고 보여줄까 말까 슬쩍 흰 속자락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니? ……… 나는 알지 그 속 텅 빈 기다림 .. 야생화 2005.02.05
금꿩의다리 금꿩의다리 김종태 말 못할 사랑 품고 기다리는 것은 그리움 모르는 외로움보다 괴롭다 돌아설 줄 알면서도 반겨야 하는 것은 떠난 뒤 슬픔보다도 더욱 애처롭다 사랑은 환상과 욕망의 이중주 시들 줄 알면서도 꽃은 또 핀다 버릴 줄 몰랐던가 그래도 님 그리워 보여줄까 말까 뒤척이던 .. 야생화 2005.02.05
구슬붕이 구슬붕이 김종태. 잊은 지 삼십 년 옥양목으로 바랜 어릴 적 개동무 봉이를 찾았네 잃으면 잊지 못하나 잊으면 잃게 되는 법 타박타박 고향으로 되돌아 가는 길 산모퉁이 돌아 구름 아래 아! 봉이가 거기 있었네 애를 업고 안고 부여잡고 바람에 떨며 해바라기 하네 곱던 몸 말라 비틀어져.. 야생화 2005.02.04
구릿대 구릿대 김종태 어처구니라 말하지 마라 어처구니 없다라고 말하지도 마라 성벽을 쌓은 네 마음을 내가 알 수 없듯 홀로 우두커니 선 나를 네가 알 리 있으랴 몇 개 진딧물이 낀들 애벌레 몇 마리 진을 친들 너는 탄하라 나는 무심하리 네가 거기서 너이기만을 원하는데 내가 여기서 네게 .. 야생화 2005.02.04
괭이밥 괭이밥 김종태 작다구요? 쓴 맛 단 맛 다 알고 새콤도 하다오 세상 더럽다구요? 빗방울도 뿌리치니 날 적시지 못하오 한 뼘 키는 바지랑대 굽어보고 손수건 넓이면 아흔아홉 칸이오 해바라기 당신 눈에 내가 띄기나 하겠소 밴댕이 그 속이 행여 이 기쁨 알기나 하겠소 괭이밥 2 그래 잎사.. 야생화 2005.02.03
광대나물 광대나물 김종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지만 할 일 찾아 헤매다 주저앉은 개울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지만 실패 뒤에 다시 반기는 건 시련도 없는 절망뿐 흘러가는 저 물같이 누가 살라고 했던가 옴짝달싹할 수 없는데 세상만 물같이 흘러간다 볼품없는 작은 꿈 하나라도 피워.. 야생화 200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