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풀 1
김종태
만난 지 세 번도 안 되어
뜨거워 데어버렸다
꿈. 사랑. 현실.
세 박자 모두 어긋나기만 해
자주로 가던 정열 우뚝
분홍 그리움으로 멎어야 했다
새벽토록 머리 풀고 궁리해 봐야
끝내는 떠나가는 길밖에 없었구나
서슬 푸른 비수 가슴에 꽂으며
석 달도 채 못되어 너는 떠났다
삼세 번 세 번의 떠나감을
님이여 넓은 가슴 옹이 짓지 마세요
여리게 모진 여인의 마음을
모진 년 모진 만남이었다 탓하시구려
그래 어차피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떠나가는 연습일 뿐이다
사마귀풀 2
김종태
차지해봐야 반평이고 겨우 논두렁인데
아침 저녁 논주인 인상 무섭다
휘이휘이 손 몇 번 휘두르면
한웅큼 사마귀풀 뽑힌다
잡초라고 주인은 연신 뽑아대지만
사마귀풀 그래도 마냥 좋다고 또 돋아난다
노시인은 아예 털푸덕 자리 깔고 앉았다
한 시간 내내 카메라 들이대며
어쩜 이리 예쁠까 내내 귀여워하는데
사마귀풀 얼굴마다 세모 웃음 지으며
논주인에게 나 미워하지 말라고 전해달라 한다
내가 만약 논주인이었으면 어땠을까?
사마귀풀 Aneilema keisak HASSK.
못이나 늪가, 습지 등에 무리지어 피는 닭의장풀과의 1년초.
줄기 밑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땅을 기지만 끝부분이 비스듬히 서고
높이 20-40 cm 이다. 잎은 길이 2-7mm 이고 나비 3-8mm 로 끝이
뾰족하다. 잎 겨드랑이에서 7-9월에 지름 13mm 의 꽃이 1개씩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