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돌콩

noseein 2006. 3. 12. 06:06

 

 

 

 


  돌콩
 
                 김종태


 꽃은 커 봐야 두 푼도 못 되고요
 줄기 늘어져 홀로도 못 서지요
 깍지 줄줄이 아무리 달린대도
 콩알 그래야 얼마나 크겠어요
 
 꿩은 슬쩍 거들떠도 안 보고요
 어린 박새만 어쩌다 반긴다오
 참새 작아도 알만 잘 까고요
 작은 고추가 맵기만 하대요
 
 키 큰 우리 님 고개도 못 숙이고
 눈 먼 우리 님 작은 것 못 보세요
 바람 놀리며 왜 사냐 하지만요
 그냥 웃으면 세상이 내 것이죠
 
 
 Glycine  soja  S. et Z.
 풀밭에서 자라는 콩과의 덩글성 1년초
 다른 식물을 감고 자란다
 콩의 조상이다. 길이 2m에 이르고
 밑을 향한 갈색털이 있다. 잎은 3출엽이고
 7-8월에 아주 작은 꽃이 핀다.
 돌콩의 종자를 흔히 서목태(鼠目太),
 즉 쥐눈이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줄기를 야대두등(野大豆藤), 종자를 야료두(野料豆)라고 부른다  

 

 

들판에 피는 꽃 중에는 콩과 식물들이 참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돌콩 말고도 콩, 돌콩, 새콩, 해녀콩, 작두콩, 줄작두콩, 풋베기콩, 까치콩,

편두콩, 제비콩, 강낭콩, 당콩, 덩굴강남콩, 붉은강남콩, 비진도콩,

여우콩, 덩굴돌콩, 큰여우콩, 뾰족덩굴돌콩, 산새콩 만년콩, 꽃콩, 땅콩 ,새팥, 갯완두, 여우팥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거기에다 이름에 '돌'자가 붙은 것도 많습니다. 돌가시나무, 돌꽃, 돌단풍, 돌동부, 돌마타리, 돌매화나무, 돌바늘꽃, 돌배나무, 돌뽕나무, 돌양지꽃, 돌외, 돌잔고사리 등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이름에 '돌'다가 들어가면 일반적인 것에 비해 작거나 야생의 상태에서 자라는 것을 의미하며 '돌'자가 들어가는 것은 그 종의 원조격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돌콩은 지금 우리가 먹는 콩의 원조인 셈입니다.
지역마다 유명한 음식들이 있습니다. 식당이 밀집된 곳에 가보면 서로 '원조'라고 간판을 걸어 놓아서 정말 누가 '원조'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조할머니집'이 있는가 하면 '여기가 진짜 원조 할머니집'이라는 간판도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원조는 화려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북적거립니다. 맛이 살아있어서겠지요.

 

전래 동요 <깨끔깨끔>이라는 재미있는 노래가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 서울갔다 오시더니
갑사댕기랑 꽃신 하나 사왔네
꽃신은 나주고 댕기는 시집갈 언니 준다네
올콩돌콩 깨끔깨끔 올콩돌콩 깨끔깨끔

'돌콩만한 녀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몸집은 작아도 야무진 아이들에게 하던 말입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돌콩만한 녀석이 제법 야무지네"하면 어깨가 으쓱거리던 어린 시절도 있었습니다.


잘 익은 콩은 얼마나 야무진지 모릅니다. 그 작은 콩이 야무지게 여물면 딱딱한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그 작은 콩을 깨뜨릴 수 없습니다. 지난 해 가을이 끝나갈 무렵 잘 익은 여우콩이 얼머나 딱딱한지 알아 보려고 깨물다가 이를 다칠 뻔했으니 돌콩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고기나 생선회를 먹을 때 주로 쌈으로 먹는 채소들이 있습니다.

상추나 배추, 치커리, 청경채 등이야 쌈밥집에 가도 늘 나오는 것이니까 새삼스럽지 않습니다만 제주에 와 보니 생선회를 먹을 때는 꼭 콩잎과 막된장이 따라나옵니다.
"콩잎도 날로 먹어요?"
"그럼요. 회 먹을 때 콩잎 없으면 맛이 안 나죠."
목덜미로 넘어갈 때 조금 꺼끌꺼끌하고 질긴 것 같아 처음에는 그저 그랬는데 요즘은 회를 먹을 때는 꼭 콩잎을 챙깁니다. "역시 회는 콩잎에 싸먹어야 제 맛이야!" 이렇게 감탄을 하면서 말입니다.


돌콩은 식용이 가능하지만 아주 작아서 요즘에는 식용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한방에서 거담제로 사용합니다. 야생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연한 잎을 따서 생식하기도 합니다. 연한 잎은 날로 된장을 찍어 먹어도 맛있더군요. 콩의 원조니 좀 작아서 번거롭긴 하지만 그 잎의 맛도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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