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
김종태
깊은 산 낡고 작은 절
큰스님과 어린 동자
둘 살았는데
가난한 절 살림 빤하지
겨울 양식 시주 얻으러
큰스님 산을 내려간 뒤
큰눈에 길이 막혀 스님 못 오시고
일곱 살 어린 동자 기다리다
굶어 죽어
묻힌 곳에 주홍색 꽃이 피었다는데
천지개벽하는 이십 세기
지금
시주 얻으러 갈 필요도 없고
눈에 신작로 막힐 리도
없는데
아직도 동자꽃 산속에 피어
큰스님 오시기를 기다린다
왜 아니 오실까
무엇에 막히셨나
동자꽃 Lychnis cognata MAX.
깊은 산 숲속에서
자라는 석죽과의 다년초로 높이 40-100cm이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으로 끝이 좁다. 7-8월에 원줄기와
잎겨
드랑이에 꽃이 하나씩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