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살갈퀴
김종태
서른 몇쯤부터 풀이 너무 좋아서
도감 몇권으로 혼자 공부를 한 나는
이름이 확실하지 않은 녀석들이 나올 때마다
미치고 환장하고 폴짝 뛸 일들이 생긴다
살갈퀴는 내가 잘 나가던 시절쯤 찍은 꽃이었고
가는살갈퀴는 5년전 찍은 사진이었다
살갈퀴는 잎사귀나 꽃이 잘 보이도록
정성을 다해 찍은 것 같아 보이는데
가는살갈퀴는 처삼촌 묘 벌초하듯
멀리서 건성으로 대충 찍은 사진뿐이었다
오늘 꽃시를 올릴 가는살갈퀴가
살갈퀴인지 가는살갈퀴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전문가들의 글이나 사진을 보아도
아리송하기는 매한가지 같았다
살갈퀴는 도감을 보고 알아낸 이름이 맞는데
가는살같퀴는 무슨 정보로 왜 <가는>을 붙였을까?
더군다나 가는살갈퀴는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머리를 굴리다가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라 모르겠다 낫이나 들고 가는살갈퀴를 찾아
한지게 가득 베어다가 국 끓이고 나물 무쳐 먹어야겠다
Vicia angustifolia var. Minor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두해살이풀. 산지에서 자란다.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밑동에서 가지가 많이 나며 네모나고 약간 옆으로 눕는다.
높이는 약 90cm까지 자라며 햇볕이 잘드는 들판에서 주로 자란다.
잎모양은 살갈퀴에 비해 작고 긴 타원형으로 생겼으며 길이는 약 2cm정도이다.
4월에 꽃을 피우는데 옅은 보라색으로 핀다. 열매는 5월에 협과로 열리며
납작하고 길이가 약 5cm인 살갈퀴에 비해 통통하고 길이는 약 1.5cm 정도이다.
우리나라 제주도 등지에 분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