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갈대

noseein 2025. 5. 31. 16:05
 
 

 

 

갈대

 

                                      김종태

 

갈은

긴 긴 여름이 점점 짧아지는 가을

어엿한 계절이라기보다는

여름과 겨울이 서로 어깨싸움을 하는

변두리의 자투리 땅이다

 

갈은

한 여름의 무성한 초록이 힘이 빠져

하얀색으로 가기 전

반짝 마지막 힘을 내보는

요양원의 자투리 색이다

 

갈대에 어찌 갈색만 있으랴

초록이 지쳐 미색으로 시들어가는

그 서러운 애잔함을 모르고서야

어찌 가을 맛을 알랴

 

녹록하고 눅눅한 땅에 뿌리를 박고

대나무를 닮아 속을 비워내며

내년 새봄까지 하늘 향해 아우성을 치는

갈대는 가을과 겨울의 진짜 주인이란다

 

 

 

Phragmites communis Trin.

화본과의 여러해살이풀 common reed

한자로 노(蘆) 또는 위(葦)라 한다.

서울의 노원구도 이 갈대의 노(蘆) 를 쓴다. 그 옛날 노원구의 중랑천변이 갈대벌판이었다.

강가나 연못가 등 물기가 많은 곳에 무리지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비교적 곧게 자라 1~3 m에 달한다. 줄기에 잎은 어긋나게 달리며 줄기잎은 피짐형이다. 자주색 꽃이삭이 9월에 줄기 끝에 원뿔모양의 꽃차례를 이룬다. 꽃차례의 길이는 15~30 cm 정도로 크며 꽃이 피면 꽃가지가 아래로 처진다. 가을 잎이 누렇게 변해 떨어지지 않고 식물체에 붙어 있는 것을 낙엽(落葉)이라 부를 수 없다. 그것을 우리말로 가랑잎이라 하고, 갈잎이라고도 한다. 갈대나 참나무 종류는 새봄이 오기까지 갈잎을 씩씩하게도 달고 있기도 한다. 즉, 한글명 갈대는 ‘갈잎을 달고 있는 대’인 것이다.

 

갈대도 다른 화본형(禾本型) 키 큰 풀(高莖草本)처럼 움막을 짓거나 지붕을 이거나 바닥에 까는 자리를 만드는 데에 이용하는 이엉의 재료였다. 고대 인류의 정착은 습지 주변의 우거진 갈을 제거하면서 시작되었다. 갈이란 ‘다양한 용도에 대처럼 쓰인 풀’을 지칭하는 뿌리 깊은 우리말이다. 뿐만 아니라 갈대의 어린 싹을 식용했기 때문에 갈에 더욱 깊은 뜻이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런 갈대의 생물학적 수명이 1,000년이나 된다고 하니,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어린 순은 식용으로 사용하며 중국에서는 노순(蘆荀)이라 한다. 이삭은 빗자루를 만들었고 이삭의 털은 솜대용으로 사용하였다. 성숙한 줄기는 갈대발·갈삿갓·삿자리 등을 엮는 데 쓰이고, 또 펄프 원료로 이용한다. 한방에서는 봄에서 가을 사이에 채취하여 수염뿌리를 제거하고 햇볕에 말린 것을 약재로 사용하며, 부위에 따라 뿌리줄기를 노근(蘆根), 줄기를 노경(蘆莖), 잎을 노엽(蘆葉), 꽃을 노화(蘆花)라 하여 진토(鎭吐)·소염(消炎)·이뇨·해열·해독에 사용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님프인 시링크스(Syrinx)가 목신(牧神)인 판(Pan)에 쫓기다가 갈대로 변신하였는데, 판이 이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그녀를 그리워하며 불었던 데서 갈대를 음악의 상징으로 여기게 되었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ius)의 《변신 이야기》에 당나귀귀를 가진 미다스왕(Midas)의 비밀을 안 이발사가 구덩이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 속삭이고는 흙을 덮고 후련해 하였는데, 구덩이 위의 갈대가 바람에 나부끼면서 이 비밀을 누설하였다는 설화가 있다. 이런 설화에서 연유해 갈대는 밀고와 무분별의 비유에 사용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의 온대와 한대에 걸쳐 분포한다.

 

갈대와 억새는 모두 볏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갈대는 10월에 피기 시작해 11월쯤 만개하며, 억새는 이보다 조금 이른 9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10월 말에 절정을 이룬다.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서식지이다. 수생식물인 갈대는 습지, 갯가, 호수 주변 등 물가에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반면 억새는 주로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갈대의 꽃이삭은 이삭이 패는 초기에는 붉은색이나 시간이 지나며 갈색으로 바뀐다. 억새는 대부분 새털같이 하얗거나 은빛 꽃을 가지런히 피운다. 갈대와 억새는 색과 꽃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억새는 새털같이 하얗거나 은빛 꽃을 가지런히 날렵하게 피운다. 반면에 갈대는 보랏빛을 띤 갈색 꽃을 어지럽게 피운다. 대부분의 억새는 키가 1m 20cm 내외이다. 갈대는 억새보다 조금 더 큰데, 2m에서 3m 정도까지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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