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개불알풀

noseein 2020. 4. 16. 07:07



그토록 찾던 타래난초를 처음 보고 한참을 울었다.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어 아침이면 산과 들로 나가고 저녁이면 돌아왔다

도감에서 타래난초를 보았는데 너무 오묘하게 생겨서 찾고 싶었다

경기도 들판에 많이 자란다는데 아무리 쏘다녀도 타래난초는 보이지 않았다.

한 세월이 흐른 뒤 망우리 공동묘지 산소를 뒤지던 나는 드디어 타래난초를 발견했다

산소 잔디에서 늠름하게 자태를 뽐내는 타래난초를 보고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한뼘 정도 되는 꽃대인데 잎사귀는 아주 작고 잔디에 가려 보이지 않고 

꽃이 피어야만 제대로 찾을 수 있었다

꽃대가 꽈배기처럼 배배 꼬이면서 그 틈새마다 

작고 오묘한 꽃이 돌아가면서 피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가련하고 대견하여 기쁨과 슬픔에 한참을 울었다

그 뒤로 타래난초는 산소에 가면 많이 볼 수 있었다

타래난초는 봄에 알뿌리에서 잎이 돋아나고 자라서 꽃대를 올리고 

여름에 꽃을 피운 다음 추석 벌초 이전에 씨앗을 완성하는 것이다

생존의 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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