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달 그믐달 똑같은 눈썹달 네 어여쁜 눈썹을 닮은 눈썹달이란다 내 파리한 윗입술을 닮은 입술달이란다 너는 나를 큰꿈을 부풀면서 기다리는 초승달로 알겠지만 이미 나는 역할을 다한 그믐달인걸 어쩌겠니 한때는 나도 분명 초승달이었고 반달이었고 온통 네 청춘을 밝히는 보름달이었지만 낮에 뜬 반.. 바람길 2005.01.13
각시붓꽃 각시붓꽃 김종태 무관심과 외면 속에서 시들어야 했던 님의 보랏빛 서러움을 풀고자 갈잎 또는 솔잎을 헤치고 새파란 칼날 갈고 또 갈았다 말로는 벌써 사월이라지만 삼월의 시샘바람은 늙어서도 매서워 아직은 가냘픈 잎새 돋기 이른데 앞서 가는 죄이지 누구는 선구자라지만 그래도 .. 야생화 2005.01.12
정화수 정화수 정화수는 이른 새벽 우물에서 떠온 샘물을 말한다. 이른 새벽 조심스레 발을 디뎌 풀이슬 밟고 샘터에서 물을 길어 온 여인은 맑은 물 한 그릇에 자신의 온갖 몸과 마음의 정성을 다하여 신에게 빌었을 것이다. 그 신은 뚜렷한 대상이 아닌 자연을 아끼고 사람을 사랑하는 인간 본연의 바탕일 .. 우리것 2005.01.12
나뭇잎 사랑 나뭇잎 사랑 김종태 나는 당신의 잎사귀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무성한 나무일 때 당신의 모습을 더욱 빛내 주고 당신이 앙상한 가지일 때도 매달려 당신의 추운 겨울을 지켜주는 떡갈나무 잎사귀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잎사귀이고 싶습니다 당신과 이별케 하는 바람이 불어도 당신의 새 잎을 위함.. 5 2 詩 2005.01.12
풀꽃사랑 누가 잡초를 보았습니까 누가 고마리꽃을 보셨나요 누가 타래난초를 잡초라 하겠습니까 눈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버려지고 잊혀진 우리의 풀에서 당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풀은 우리의 사는 모습입니다 풀꽃은 바로 우리의 얼굴입니다 숨어서 열심히 사는 당신처럼 풀꽃은.. 야생화 200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