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초 이름에 련자가 들어갔지만 연꽃 하나도 안 닮았고 여기저기 좋은 약재라는데 소문만 그럴싸하고 줄기를 자르면 검은 즙액이 나오는 이상한 너고 논두렁이나 습한 곳에 자라서 만나기도 어렵고 꽃엽서 2023.12.23
한라돌창포 남양주 한 구석 개인식물원에 땅바닥에서 너를 만났고 그 뒤에 가보니 넌 사라졌고 더 뒤엔 식물원도 문 닫고 네가 정말 한라돌창포인지 아닌지도 알 길이 없고 나라는 이름만 남아 있는 지금의 나도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꽃엽서 2023.12.16
하늘타리 잎사귀는 그로테스크하구요 덩굴로 어디든 올라가구요 요런 꽃은 처음 볼 거구요 밤에만 활짝 꽃이 피구요 열매는 맛나 보이구요 익으면 쭈그렁 먹을 게 없구요 뿌리 하나는 다리통처럼 굵구요 영양 많고 좋은 약이구요 꽃엽서 2023.12.02
하늘매발톱 하늘빛을 닮았다고 이름이 이런데 파란 하늘색도 아니다 꽃뿔(거)이 이를 앙물고 온힘을 다하여 꼬부라져 있는데 고까와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잡기 위함이다 참 볼수록 신기도 하다 어쩜 이렇게 생겼을꼬 꽃엽서 2023.11.25
하늘말나리 하늘나리보다 키는 약간 큰데 꽃은 많이 작아요 가슴 설레는 진한 꽃은 둘 다 하늘을 바라보구요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요 하늘말나리는 잎이 도래방석만하고 삥 돌려납니다 꽃엽서 2023.11.18
하늘나리 백합과는 우리 말로 나리라고 부르는데 꽃이 하늘을 바라보며 핀다고 하늘나리 선명한 주황색에 크지 않은 키의 당찬 자태인데 잎이 어긋나서 돌려나는 하늘말나리와는 구별 꽃엽서 2023.11.11
피막이풀 상처의 피를 막아준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밴드 연고가 지천인 세상에 누가 이 풀을 짓이겨 붙이랴 숲속에 지천으로 바닥에 깔려 자라서 무심했더니 달랑 사진이 두 장뿐이네 있을 때 귀하게 볼 걸 꽃엽서 2023.11.04
피마자 널푸른 초록잎에 훤칠한 키 노랗다가 빨개지네 잎은 나물로도 먹고 씨앗은 만능으로 쓰이네 산 사람 죽이기도 하지만 아픈 사람 고치기도 하네 어느 누군들 안 그러랴 사람들도 쓰기 나름이라네 꽃엽서 2023.10.29
피나물 자르면 피가 난다는데 붉은 빛이 도는 진노랑색이구요 가위로 오려낸 듯 선명한 네 장 꽃잎이 돋보인답니다 꽃대도 쭉! 올라오고 꽃도 서슬 푸르게 단아합니다 깊은 산에서 만나면 고고한 기품을 한번 느껴보세요 꽃엽서 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