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의 계절이다
누구나 몇번은 겪는 졸업식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이 노래를 부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모처럼 졸업식에 가게 되었다
학생 학부형 다 합해 한 오천명은 모였는데
졸업식이 이상하다
학부형들이 먼저 다 자리에 차고
졸업생들이 제일 나중에 과별로 입장을 한다
옛날 졸업식 같으면 국기에 대한 경례부터 시작해서
학사보고니 누구누구 인사말이니
무슨무슨 상장수여니 해서 한 한시간 가까이를 지냈는데
요즘 졸업식은 희한하다
인사말 달랑 하나에
상장 두어개 주는 것 같더니만 공식적인 식은 끝이다
그 다음부터 귀를 찢는 요란한 음악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 눈이 휘둥그레질 영상이 드면서
나참 세상에 무슨 졸업식이 완전 영상음악축제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졸업이라는 영문자가 없으면 이문세공연장이다
아이구 내가 세상을 너무 오래 살았나보다
현란한 춤과 함께 가슴까지 쿵쾅대는 엄청난 사운드 하며
이문세의 근사한 노래와 춤 하며 함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춤추고 환호하고 발광하는 학생 학부모들을 보면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데
내가 몸으로 살아온 반세기가 너무도 덧없는 것 같았다
우린 왜 이렇게 살지 못했나
너무 바뀌는 거 아닌가
30년 뒤의 졸업식은 또 어떻게 바뀔까
손자 졸업식에 오면 그때에는 또 무슨 사건이 벌어질까?
무섭다 무섭다
세상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