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김종태
화 풀 길 없는 어머니
부엌으로 치달아 발길질
허구헌 날 부지깽이
밥이었던
우리의 작은 식구
워리, 마루, 쫑, 그 한마디에
꼬리치며 반기던 우리의
똥개
쉰밥 누른밥에 된장국물
그도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던
우리의 똥개는 어디로
갔니
메리, 버크, 해피, 베쓰
라면처럼 혀를 꼬부려야 제대로 알아듣던
이름만
천국이었던 똥개의 후손
떡갈나무에 삐삐선으로 목졸리고
짚불에 새까맣게 그을려 가며
보신탕이란
미명하에 황소보다 비싸게
혀 빼물며 죽어가야만 했지
혀를 360도 굴려도 제대로 못 부르는
20세기 말의 우리의
개
시끄럽다고 성대를 수술하고
개삼푸, 개껌, 개코오디네이션
수입 개도 개는
개지
순정을 바친다고 피그맬리온 되나
반겨 주는 이 없어 하루 종일
하늘 보고 꼬리를
흔들어대는
강아지풀에게 조의나 표하라
강아지풀 Setaria viridis (L.)
BEAUV.
길가에 흔히 자라는 벼과의 1년생잡초. 높이 20-70cm이고
잎길이는 5-20cm이다. 7-8월에
꽃이 핀다.
꽃이 강아지 꼬리 같아서 강아지풀이라 부른다
이 강아지풀 꽃대를 쭉 뽑아 거기에 메뚜기를 잡아
꿰기도 한다
남은 아지랑이가 홀홀/ 타오르는 어느 역 구/ 내 모퉁이
어메는 노/ 오란 아베도
노란 화/ 물에 실려온 나도사/
오요요 강아지풀
박용래 강아지풀
<저녁눈> 82쪽
어느 날 봄은 가고/ 달려간 저탄장 탄더미는 무너져/
강아지풀은 바람에 설레지
않았는지
곽재구 대인동7 <받들어꽃> 119쪽
꽃이 되지 않는 풀/ 개가 되지 않는 강아지/ /
한 뼘 하늘가에/ 풀
강아지
김경희 강아지풀 <작은새> 97쪽
장마비에 강아지풀 방동사니풀 무릎을 넘고/
논두렁 공꽃들도 진저리를
쳤어요
도종환 3대 <울타리꽃> 28쪽
그럼 이젠? 겨우 자연만 남았나요 오, 이곳도 이미 폐허에요/
호흠 끈 시든 꽃을 저
딱딱한 공기 속에 뿌려줄까?/
아니면 강아지풀 하나를 그대 가슴에 휘날려줄까
박용하 죽은
시인들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 114쪽
추풍령을 지날 때 차창으로 강아지풀 하나 들어왔다
목뼈가 반쁨 부러져
있었다
김춘수 경명풍 <서서 잠자는 숲> 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