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멸치털이 - 그 아름다움

noseein 2005. 5. 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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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고 아름다운 멸치털이

 

 

 

무척 힘이 드는 멸치털이. 싱싱거리면서 그물이 노래를 부른다. 잘 들어보세요. 그 소리

 

 

 

멸치털이는 5월에 볼 수 있다

기장군 대변항에 가면 제대로 볼 수 있다

멸치축제까지 열리는 고장이다

우선 선착장 가까이 배를 대고 약 1미터 정도 사이를 띄운다

배에는 하나 가득 거두어 올린 그물이 쌓여 있다

그 그물의 처음을 선착장쪽으로 던진다


멸치털이는 보통 7-8명이 한조가 된다

멸치털이꾼의 복장은 한편으로는 우습고도 한편으로는 감탄을 한다

멸치를 털 때 사방에 온통 멸치가 날라다니기 때문에

모두들 비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두건을 두른다

양쪽에는 여자가 벼리를 붙잡아 거두어들인다

그 사이에 건장한 남자가 나란히 서서 동시에 노래를 부르며 멸치를 턴다

그물코에 대가리가 걸린 멸치는 이렇게 털어내야 모이기 때문이다

멸치털이꾼들은 무척 힘이 든다

그래서 싱~싱~ 콧김을 내면서 노래를 부른다

한발씩 그물을 당기면서 연신 위아래로 그물을 튕겨서 멸치를 떨어지게 한 다음

어느 정도 멸치가 모이면 배안으로 힘차게 튕겨 넣는다

멸치를 털 때에는 선착장에 온통 멸치가 날아다닌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던 멸치가 생애 마지막으로 하늘을 나는 것이다

멸치를 털 때 역할이 다 따로 있는 것 같다

양쪽 끝의 여자는 그물 벼리(그물을 꿴 동아줄)를 당기고

사이사이 남자들은 그물을 당기면서 털기만 하고

제일 오래된 고참이 그물을 같이 당기고 털다가

딱 맞는 찰라를 이용해서 세게 그물을 튕겨 쌓인 멸치를 배안으로 던진다

그런데 그 찰라가 잘못 맞으면 애써 털어모은 멸치가 우르르 바다로 떨어진다

보통 그물은 몇백미터씩 되기 때문에

멸치털이를 할수록 선착장 안쪽에는 그물이 쌓인다

멸치털이꾼들은 턴 그물을 딛고 멸치를 털기 때문에

이삼십분 멸치를 털면 40-50센치미터는 넘는 그물을 딛고 서게 된다

멸치털이는 힘이 들기 때문에 한 이삼분 하고는 십여초씩 쉰다

그들이 멸치를 털면서 부르는 노래는 뭔지 몰라도 빠른 박자에 무척 힘찬 노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착장쪽으로는 그물이 샇이고 배안에는 멸치가 산을 이루게 된다

배안에서는 쌓인 멸치를 삽으로 퍼서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는다

젓갈용멸치는 이런 방식으로 잡고 털기 때문에

대부분 대가리가 없고 성한 것이 드물다

간혹 제대로 성하게 털린 놈들은 이런 모습이다

멸치는 등푸른 생선으로 영양소의 보고이다

정말 잘생긴 놈들이다

잘생긴 놈들은 포를 떠내서 횟감으로 쓰인다

대변항에 가면 멸치회를 파는 집이 수십군데가 된다

대가리가 떨어지고 몸이 터진 대부분의 놈들은 이렇게 즉석에서 소금을 뿌려

비닐포대에 담겨 멸치젖갈로 태어난다

멸치회는 배, 사과, 식초,미나리,마늘대 등 양념을 버무려 만든다

한접시 수북하게 담아 만오천원이다 아무리 회를 잘 먹어도 혼자 한접시를 먹지 못한다

 

 

 

 

** 마른멸치는 다른방식으로 잡는다 **

 

 

 이 자료는  제가 만든 것이니 무단으로 마음대로 퍼가도 좋습니다.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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