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다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동안
깊은 밤사이 가지마다 소복히 내렸다
소리 없이 밤새
네 곁으로 달려간 그 동안에
내 꿈이 너를 쓰다듬기도 전에
눈이 벌써 내 뜻을 알아채고 따라 했다
잠자는 네 꿈속으로 가서
머리칼 하나하나 쓰다듬고 싶었는데
깨어보니 꿈속이었고
다시 잠들어 보니
온통 천지는 하얗게 뒤덮여 있었다
바람만 조금 불어도
햇빛만 잠깐 비쳐도
금세 사라질 애잔한 운명
나뭇가지에 앉은 눈은
그래서 아름다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