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질빵
김종태
사위도 자식이거늘
설마 당장 무거운 짐 지는 것이 안타까웠으랴
속 모르는 사람들 하기 좋아 남의 이야기이다
사위 사랑해서 이 덩굴로 질빵끈을 하라 했다 한다
툭! 툭! 잘 끊어지는 이 풀을 왜 모르겠나
사위에게 이 덩굴로 질빵끈을 하라 한 이유는
처가 동네 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하여
장인 장모의 품을 떠나서
빨리 혼자의 힘으로 자수성가 하라는 깊은 속이다
겉보리 닷말이면 처가살이 안 한다 했는데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라지만
툭! 하면 처갓집에 기대고
장인 장모를 찾으며
처가 덕을 꼭 보려고 안달인 사내들을 보면
세상 참 많이 변했다
Clematis apiifolia A. P. DC.
미나리아재비과(―科 Ranunculaceae)에 속하는 낙엽 덩굴식물.
봄에 어린 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나, 독이 들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길이 약 3m의 덩굴식물로 어린 가지에 잔털이 난다.
잎은 마주나고 3장의 작은잎이 나오거나 2회 3장의 작은 잎이 나온 겹잎이며
잎자루가 길다.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의 톱니가 있으며
뒷면 맥 위에 털이 난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핀다.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줄기에 여러 송이가 흰색으로 모여 핀다.
꽃잎은 퇴화하여 없고 꽃받침이 흰색으로 변해 꽃잎처럼 보인다.
수술과 암술은 많고, 꽃밥은 줄 모양이다.
미나리아재비과 식물로 한의학에서는 여위라고 부른다.
민간과 한방에서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 마비, 통풍, 무릎 시리고 아픈 데 사용한다.
산과 들 언덕배기나 울타리에서 많이 자라고 이른 봄이면 부드러운 잔털을 가진
잎이 솟아나는데 덩굴 끝이 갈라지면서 잎이 나는 모양이 꼭 주머니끈 같다 해
주머니끈 나물이라고도 한다.
산이나 들판의 양지쪽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줄기의 밑부분은 목질이고 껍질은 연한 밤색이며 잘 벗겨진다.
새 가지들은 녹색이며 가는 털이 있다.
꽃이 무더기로 피어 이슬 머금은 모습을 보면 정말 눈이 내린 듯 아름답다.
노양주 식물연구사
으아리랑 비슷하지만 으아리는 단순미가 있고
사위질빵은 조금 흐드러진다.
으아리는 꽃잎이 크고 꽃술이 작은데 비해
사위질빵은 꽃잎보다 꽃술이 더 크다
으아리 잎은 5∼7개의 둥그런 작은잎이 있는 깃꼴겹잎이다.
사위질빵 잎은 톱니가 있는 3장의 잔잎으로 이루어진 겹잎으로 마주난다.
으아리는 6-7월에 꽃이 피고
사위질빵은 7-8월에 꽃이 핀다
으아리 줄기는 둥근데 사위질빵 줄기는 사각이다
으아리는 꽃이 드문드문 피나 사위질빵은 다닥다닥 많이 핀다
통증을 멎게 하고 풍습을 없애는 위령선
위령선(威靈仙)은 미나리아재비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우리말로는 사위질빵이라고 부른다. 물기 있는 산골짜기의 기슭이나 들에 흔히 자란다. 길이는 4∼8미터쯤 자라고 초여름에 흰꽃이 피어서 가을에 날개가 달린 열매가 익는다. 덩굴줄기는 칡넝쿨처럼 질기지 않고 잡아당기면 뚝뚝 잘 끊어진다.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은 사위를 몹시 사랑하는 한 장모가 사위를 아끼는 마음에, 사위한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으려고 쉽게 뚝뚝 잘 끊어지는 이 식물의 줄기를 질빵 끈으로 썼다는 옛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줄기와 뿌리를 약으로 쓰며 비슷한 식물인 으아리나 할미망을 위령선으로 대신 쓰기도 한다. 으아리와 위령선을 닮은 식물이 우리나라에만 백 가지가 넘고 어느 것이나 같은 용도의 약으로 쓸 수 있다. 으아리보다는 위령선이 효과가 더 낫다. 으아리는 땅윗줄기가 겨울에 말라 죽고 위령선은 줄기가 겨울에도 말라죽지 않는다. 으아리는 가을에 뿌리를 캐서 약으로 쓰고 위령선은 가을이나 겨울에 굵은 줄기를 잘라서 약으로 쓴다.
사위질빵이란 이름은 다른 덩굴 식물보다 마디가 약해 뚝뚝 잘 끊어지는 성질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구박의 대명사인 며느리와는 달리 사위는 백년손님이라 농사철에 일이라도 거들라치면 남의 아들 데려다 일 시키기가 미안해 안절부절 못하는 장모님 마음이 담겨있다. 이 사위질빵으로 멜빵을 해서 체면치레만 하라는 장모님의 사랑이 담겨있는 이름이다.
요즈음 산기슭에 가면 덤불이나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며 피어나는 흰 꽃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사위질빵의 꽃이다. 멀리서 봐도 우유빛 꽃송이들이 가득 모여 풍성하게 느껴지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예쁜 꽃이다.
북한에서 질빵풀이라 부르고 서양에서는 버진즈 보우어(Virgin`s Bower), 즉 처녀의 은신처란 뜻인데 순결한 꽃색이며 풍성한 덤불이 이름에 꼭 맞다.
풀꽃이름 중에 ‘며느리밥풀’이나 ‘며느리밑씻개’처럼 며느리가 들어간 이름은 제법 알려
진 편이지만, ‘사위질빵’처럼 사위가 들어간 이름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사위질빵’은
여름에 시골담장에서 탐스런 하얀 꽃이 피는 덩굴식물이다. 그런데 다른 덩굴들은 보통
굵고 질긴데, 이는 무척 약하고 툭툭 잘 끊어지는 덩굴이다. 한자말로는 ‘여위’(女萎), 북
녘말로는 ‘질빵풀’이다.
사위질빵’은 사위가 가을걷이 등 처갓집 일을 도울 때 사위에게만 유난히 조금씩만 짐을
실어 지게질을 하게 한 장인 장모에게,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이 약한 덩굴로 질빵(지게
끈)을 만들어도 끊어지지 않겠다고 투정 반 농담 반 놀렸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다.
장인 장모의 사위 아끼는 정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위질빵보다 꽃이 조금 더
큰 ‘할미질빵’도 있는데, 할머니가 멜 정도로 약한 덩굴이지만 사위질빵에 견줘 조금 더
굵고 질긴 것을 보면 논리적으로는 사위를 더 끔찍이 생각하는 것이 된다.
또한 농사일을 할 때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과 비교해
보면 우리 전통 사회에서 며느리와 사위 대접이 너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위질빵 새순에게
김상현
깨금발로
튀어 나온 아기야
폴짝 뛰어 하늘을 잡아라.
하늘이 멀면
사계절 푸른 소나무를 잡아라.
눈이 부시거든
개망초 꽃대궁이라도 잡아라.
꽃대궁에 오르면 폴짝 뛰어 구름을 잡아라.
구름이 없으면
바람이라도 잡아라.
어느 날 네 삶이 무겁거든
툭
네 질빵을 끊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