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무 1
참 싱그러웠어
바람도 선선하고
처음 맡아보는 갯내음
그녀 내음인지 꽃향기인지 구별이 안됐지
평생은 너무 머니 삼십년만 만나자고 하다가
만나는 횟수로 삼년만 만나자고 허튼 맹세도 했어
5월 우리들 세상이었지
하루 종일 속삭이고 어루만지며 갯무처럼 팔랑이었어
태양도 이글거리고
비바람도 몰아치고
태풍은 왜 그리 자주도 휘몰아치던지
바닷가 돌밭에 사는 갯무는 역시
쇠심줄만큼 억세고 무서웠어
무를 닮기는 닮았는데
누구는 무 원조라 하고
누구는 야생화한 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갯무는 그냥 갯무였어
뿌리를 뽑아보는 게 아니었어
뽑았어도 먹어보는 게 아니었어
먹었어도 퇘! 뱉지 말아야 했어
그냥 오월 그 바닷가에서 꽃만 봤어야 했는데
무를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갯무 갯무 갯무
갯무 2
김종태
누가 더 먼저이냐
누가 더 원본이냐
누가 더 순수하냐
갯무를 개량한 것이 무인가
무가 야생화한 것이 갯무인가
유전자검사에 염색체수를 헤아린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인가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인가
누가 얼마나 더 사랑하는냐로 따진다
바닷가 거친땅 싱그러운 갯무
잊어야할 유전자 과거를 망각하고
바람에 미소 날리며 하늘을 꿈꾼다
갯무
Raphanus sativus var. hortensis for. raphanistroides Mak.
무아재비라고도 불리우며 십자화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해살이풀.
바닷가에서 자란다. 줄기는 높이 90cm 정도이며,
드문드문 가지를 치는데 드물게 털이 나 있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으로 털이 있다.
꽃은 4∼5월에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로 달리고
연한 자주색 또는 흰색 꽃이 핀다.
꽃잎은 4개이고 주걱 모양이다.
열매는 견과로서 길이 4∼6cm이며 여물어도 터지지 않는다.
무(for. acanthiformis)가 야생화한 것으로서
뿌리가 무보다 가늘고 딱딱하며 잎도 더 작다.
어린 잎은 식용하며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세계 각지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