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모초
김종태
문모초라는 꽃이 있다는데
왜 내 눈에는 안 띄는거야
몇년 헤매던 어느날
벼룩이자리를 찾아 논두렁을 뒤지다가
지쳐 털썩 주저앉았다
아! 그때 거기서 보이는 문모초
앉아야만 보이는 꽃
사진을 찍으려면 엎드려야 한다
나를 버리고 한없이 낮아져야만
그 얼굴을 보여주는 문모초
고만고만한 벼룩나물 꽃마리 주름잎 틈바구니에서
고만고만한 하얀 꽃을 어쩌다가 한송이씩
가녀리게 피우는 문모초
사십여장 사진 찍어 겨우 몇장 건지면서
화들짝 또 새삼 깨닫는다
문모초는 늘 언제나 그자리에 있었다
내 눈에 안 띄인 것이 아니라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이다
내 곁에서 늘 나를 지켜보지만
내가 그 사실을 모르며 투정하는 그 사람처럼
문모초
Veronica peregrina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
논밭 근처와 냇가 등 습지에서 자란다. 밑에 가지가 갈라져서 뭉쳐나며 털이 없다.
잎은 하부에서는 마주나고 상부에서는 어긋나며 거꾸로 선 바소 모양
또는 넓은 선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약간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흰색이며 잎겨드랑이에 1개씩 달린다.
꽃받침은 4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삭과(殼果)로 넓적한 원형 모양이고 끝이 오목하며
꽃받침보다 짧거나 비슷하고 흔히 벌레혹으로 되는 특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