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은 절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곳이기에
절 중앙에 가장 위엄있게 세운다
아람들이 기둥을 세우고 추녀를 뽑아내며 단청을 찬란하게 그려서
대웅전 앞에 사람이 서면 초라해질 정도로 대웅전은 그야말로 웅장하다
보통 부처 세분을 모시는데 석가모니불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세우기도 하고,
아미타불과 약상여래를 세우기도 한다.
대웅전은 절의 중심이자 모든 것이다.
북한강가 어느 골짜기로 꽃사진을 찍으러 가다가
세상에나 이렇게 초라한 대웅전을 보았다
아주 작은 절인데 얼마나 규모가 작고 여유가 없으면
대웅전이 이렇게도 보잘것없으랴
지붕은 골함석이고 추녀도 없는 맞배지붕이고
달랑 두칸에 툇마루가 나올 정도이고
동바리도 기울었으며 어째 한번 밀면 쓰러질 것 같다
대웅전이라는 팻말만 없으면 폐가인 줄 알겠다
종교는 어느것 할 것 없이 자신의 구원을 위해 믿는다
그 구원의 방법 하나로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어느 종교나 교리 선교 구제가 있다
그 중 가장 종교가 종교다운 것은 구제가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요즘 같이 살기 힘든 세상에서는 구제가 그야말로 아름다운 것이다
어느 종교나 사랑(자비)가 최고선이고 그 사랑의 실천방법 중 하나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돕고 이끌고 의지하며 어우러지는 것이다
종교국가도 아니면서 가장 종교가 많고 일상화된 우리나라
그렇다면 요즘처럼 양극화이니 하여 살기 힘든 세상에서
우리나라는 종교가 구제를 열심히 하여 비록 차이는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함께 잘 사는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대부분의 종교가 선교의 한 방법으로 현시욕을 내세워
어떻게 하면 자기네 허세를 내세우려
건물을 크게 짓고 버스를 수십대 운영하며 비까번쩍 으리으리하다
그들 종교의 가계부를 들여다보면 아마도
총 지출의 절반 이상이 자기들 버젓이 세우는 경상비가 차지할 것이다
종교의 참이치가 무엇인가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자기들끼리만 구원 받고 자기들끼리만 잘살면 되는가?
내가 신이라도 그런 추종자들은 외면하겠다
다 쓰러져가는 저 대웅전을 보며
참된 종교의 모습을 본다
너나 할것없이 돈만 생기면 지금 쓰고 있는 건물도 훌륭한데
건물 허물고 어마어마한 종교건물을 짓는 세상에
저렇게 아름답고 위대하면서 조촐한 대웅전으로
종교의 참이치를 펼치는 저 절의 스님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모든 종교가 마찬가지이다
여유돈이 생기면 세력을 확장하는 데 쓴다
신도들이 앉을 자리가 없어서 건물밖에서 스피커로 들을지라도
종교는 모름지가 자기 자신을 키우는 데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그 사랑의 실천이 있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름만 근사한 종교면 무엇하는고
껍데기만 화려하면 무엇하는고
종교의 크기란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하드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것이다
종교국가도 아니면서 종교천국이요 종교성역이 되어가는 현실을 보면서
저 대웅전 사진을 보고 참종교인 상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