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것

옷은 왜 짓는다 했을까?

noseein 2020. 5. 11. 10:19

 

  

   


  


앞으로 쓸 여든 다섯 편의 민속 이야기는

우리들의 한 세대 앞인 부모님누이들이

온몸으로 겪으면서 살아온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변화는 인간주체의인간을 위한 변화이여야 합니다.

정신문화가 물질문명을 이끌고 소화시켜야 합니다.

물질의 편리 뒤에 숨은 정신의 황폐를 막아야 합니다.

옛것이 무조건 좋고 그립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몇십년 전 그때를 앎으로서 지금을 바로 볼 수 있고

그럼으로써 내일을 바르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옷은 왜 짓는다 했을까

 


                 김종태

 


엿새무명 자투리

어찌 잘도 해지는지

무릎 엉덩이 달창나기 바빠

누덕누덕 기운 조각

든벌 난벌 따로 있을까

오직 단벌이었지만

없다고 꼬질꼬질 주접들까

 


솔기 뜯어 애벌빨래

누이고 빨고 널고 바래고

풀먹여 다듬이질 또 다림질

조각조각 짝 맞추고 꿰매

솜반대기 두어야 겨우 옷 한 벌

 


부직포 옷들이 널린 요즘처럼

사서 입고 버리는

일회용은 아니었다

밥 짓고 집 짓고 농사 짓듯이

옷을 짓는 것은

산다는 엄숙한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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