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원 지붕보수공사
몇십 년 된 위압적인 서울대학병원 본관
그 앞에 더 오래 버티고 선 대한의원
우로풍상을 견디다 못해 낡아빠진
지붕을 고치는 공사를 한단다
구리빛 기와를 얹어 찬란하게 빛나지만
원래 구리는 녹청이 슬어야 제법인걸
그 이름 아래
그 뼈대 속의
쓰임마저도 보수가 될까?
생기는 돈이 적다고 파업을 하던 날
12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던 대한의원
겉만 왜곡되던 그 굽은 영상은
유리체절제술이란 망막수술로
전봇대처럼 꼿꼿이 설 수 있단다
지붕만 그럴 듯이
껍데기만 그렇고
보이는 눈만 그럴 듯하지
보는 것은 왜곡투성이인 내 또다른 눈
나도 눈보수공사나 할까?
* 대한의원은 서울대학병원의 전신으로 지금도 서울대학병원본관 앞에 있다
* 의료분쟁이 크게 벌어져 몇달 병원이 문 닫던 해에 눈수술을 받았다
* 때를 놓쳐 결국은 수술이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