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부채
김종태
건드리면 터져
행여 누가 볼세라
어뢰 하나 가슴 깊이 품고
이 추한 모습
또 독한 마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나인데
세월 한 귀퉁이에 돌아 앉아
아직도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피워 봐야 싫은 향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꽃
내 꽃은 따져보면 누굴 위한 꽃인가
치사하게 너라고 여기지 말자
봄의 시작인가 겨울의 끝인가
나도 모를 내 마음 그 어느 한 구석에서
또 내 독한 마음 풀어볼까 맺혀볼까
짧은 세월에 서린 독기에
시들고 쪼그라지고 모지라지고 오그라지고
허기진 벌레에 먹히고 또 뜯기고
한때는 나도 꽃이었다는 전설만을 품은 채
응달에서 널푸른 잎이나 펼칠까
앉은부채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산의 응달에서 자라는 천남성과의 다년초.
짧은 근경과 굵은 뿌리가 있으며 악취가 난다.
4월초에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잎은 뭉쳐나고 긴 자루가 있다.
꽃을 싸고 있는 불염포는 원형이고 폭 15cm
길이 20 cm 안팍이며 두껍다.
깊은 산 응달에 넓은 잎이 널부러진 것이 이 앉은부채이다.
독성이 있다. 꽃은 4월 초나 3월 말에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