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김종태
흥부네 자식처럼
많이도 달렸다
몇 장 땅잎 사이로
하늘 받칠 기둥 세우고
기름지면 바지랑대
메마르면 난쟁이
위로는 꽃이 거푸 피어나고
아래로는 열매가 알알이 영근다
못다 먹은 한으로
숟가락이 된 열매
이밥을 가득 담아
숲가락 탑을 쌓는다
더운 바람 불어
보리 익어갈 때
숟가락을 두드리며
합창하는 자식들
밥 줘어
시집 보내 줘어
장가 보내 줘어
꽃다지 2
그래 네 말대로 나는
싸구려 삼류인생의 보잘것없는 쉰살이란다
하나도 틀리지 않은 네 말대로
나는 잘난 것 하나 없는 그냥 잡초인생이란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3월 씽씽 바람 아래
어느 곳에서고 노랗게 들킨 꿈을 홀로 삭이는
나는 버려진 묵정밭의 잊혀진 꽃다지란다
너는 뭐라고 말하지 마라
내가 어디에 자리잡고 꽃을 피우든
내가 얼마나 하잘것없는 꽃을 자랑하든
네가 잘 알듯 네가 자랑하는 네 인생처럼
이것도 내 사는 방식이려니
작은 바람 하나 단지
너는 그곳에서 화려하게 꽃피고
나는 이곳에서 소중히게 꽃피리라
식물이름: 꽃다지
과 이름: 십자화과
학 명: Draba nemorosa var. hebecarpa LINDBL.
생약이름: 씨앗을 정력자라함
생약성분: sinapine
생 육 상: 두해살이
자라는 곳: 흔히 어디나 잘 자람
잎 모 양: 근생엽(뿌리잎)은 많이 나와 방석처럼 퍼지고 겨울에도 일부 죽지 않고
살아있음. 줄기잎은 어긋나며 좁은 달걀꼴.
키: 꽃대 높이 20cm
꽃 색: 노랑
꽃피는 때: 4-6월
씨 앗 : 편평하고 긴 타원형의 열매
쓰 임 새: 완화 이뇨 부종 천식
문학작품:
물레방앗간 거쳐 들길을 주욱 지나서/ 산고개 넘으면 바닷가
긴 은보래밭/ 그 곳 향해 막내에 섞인 소학생 뒤를/ 이만큼 일부러 처져
영구네와 걸었겠지/ 꽃밭이래도 좋을 길 옆의 꽃따지 무리는/ 부러 건드리고
더러는 따고
김선규 나들이 <어머니> 97쪽
내 마음 이제 열을 지어/ 보아주지 않는 당신 가까이 왔습니다// 나는 아직도
당신에게는 이름이 없는 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너무도 가까이 계심을
고마워하는/ 당신으로 인해 피어 있는 꽃입니다
도종환 꽃다지 <울타리꽃> 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