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것

달고나

noseein 2005. 1. 14. 13:54




달고나


1967년 제정된 학교보건법에서는 학교주변의 환경과 식품위생을 위하여

학교 앞에서는 불량식품판매와 사행성 행위를 못하게 했다.

지금은 학교주변에 그런 장사꾼이 별로 없지만 옛날 학교 앞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먹을 것이나 주전부리가 별로 없었을 때여서 장사꾼들은

별의 별 희한한 물건과 방법으로 어린이들의 코묻은 잔돈을 울거내었다.

그 중 별로 불량식품이란 생각은 들지 않고 사행성도 있는 것 같지 않으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정확한 명칭도 없고 사람마다 부르는 이름이 갖가지였다.

달고나, 꽝뽑기, 또뽑기, 뽑기, 소다빵 등으로 불리던 추억이 있는 주전부리 이야기이다.

어떤 책에 보면 이 달고나는 육이오 동란 직전에 꽝뽑기란 이름으로 크게

유행을 했다 하니 꽤나 역사가 있는 주전부리이다.

사과궤짝을 옆으로 눕히고 그 위에 반질반질한 철판을 깔았다.

옆에 연탄불이 들어 있는 화덕이 있고 도구라고는 국자누름판 모양쇠가 전부였다.

할아버지는 사과궤짝 앞에 앉아 궤짝 안에서 재료를 준비했다.

국자는 손잡이가 철사로 되어 옆으로 뻗어 있다.

설탕이 눌어붙어 시커먼 국자를 화덕에 놓고 흑설탕을 한 숟갈 붓는다.

설탕이 타면서 녹으면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

설탕이 끓으면 철판 위에 쏟아 붓고 누름판으로 꾹 눌러 납작한 판을 만든다.

그리고 모양쇠를 놓고 살짝 눌러 자국을 낸다. 호박색 설탕판 이었다.


이 모양쇠는 토끼, 말, 비행기, 코끼리, 우산, 호리병 등 여러 가지 모양인데

 어느 것이나 가느다란 자루 모양이 들어가 있다.

이 모양쇠의 바깥부분을 떼어내는 놀이이다.

그러나 주인은 모양쇠를 살짝 누르기 때문에 가느다란 부분을 살려내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이것을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끈끈한 손가락을 혀로 빨아가며

설탕판을 조금씩 떼어내 완전한 모양이 되면 할아버지는

설탕을 끓여 굳힌 사탕을 하나 주었다.

가느다란 데를 먼저 따 놓으면 조금만 건드려도 부러지기 때문에

넓은 데를 먼저 따내고 가느다란 데를 나중에 해야 한다.

또다른 달고나 방법은 끓는 설탕에 소다를 넣는 것이다.

그러면 설탕은 갈색으로 변하면서 부글부글 끓는다.

젓가락으로 휘휘 젓다가 철판에 쏟는다.

이 방법은 설탕이 적게 들어간다.

맛도 달기만 한 것이 아니고 달착지근하면서 쌉싸레하다.

판도 얇게 만들고 미세한 기포가 많아 침으로도 잘 녹아

모양을 따내기가 쉬었으나 그만큼 약해 부러지기도 잘했다.

그 뒤 재료가 무언지 잘 모르는 흰 사각덩어리를 녹여서 썼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포도당 덩어리라고도 했는데

하얀 사각덩어리를 국자에 녹이고 소다를 넣었다.

이것은 설탕만큼은 달지 않았으나 값이 쌌던 것 같다.

또 어떤 데서는 끓는 설탕물에 물을 더 넣고 소다를 넣었다.

그러면 아주 크게 부풀었는데 커다란 빵같이 된 이것을 소다빵이라고 했다.


얼마 전 구리시 인창동 놀이터 옆에서 뜀틀장수 할아버지가 이 달고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쁜 마음에 뛰어가 보았다. 할아버지는 흰설탕을 썼고

연탄불이 아니라 휴대용 소형 가스버너를 써서

두툼한 달고나 판을 만들었고 토끼모양쇠를 눌러 주었다.

200원을 받았고 모양따기에 성공하면 하나를 더 만들어 준다고 했다.

하루에 몇 개 팔리지 않는단다.

아삭아삭한 판을 씹어보았다. 맛이 옛날 같지 않았다.

내가 변했나? 달고나가 변했나?

요즘 아이들은 무슨 맛에 이런 걸 먹는지 모르겠다.

학교보건법에 밀려 한구석으로 내쫓기면서도 오십 년 넘게 끈질기게 명맥을 유지하는

이 작은 주전부리의 냄새와 맛과 추억에 젖어 달고나처럼

씁쓸하면서도 한편 들치근한 감상이었다

 

 

 

  ****   추가자료 ****

 

뽑기 - 많은 사람들이 익히 잘 알고 계시듯 설탕을 녹여 모양을 찍어먹는 것을 말합니다/ 띠기
달고나 - 말그대로 달고나는 국자에 달고나를 녹여서 소다를 넣어 만드는 것입니다/똥과자
이름들: 쪽자. 떼기, 띠기, 뽑기, 달고나, 소다빵, 달고나, 오리떼기. 오리띠기. 국자, 똥과자, 핫치,  쪼띠기, 야바구, 찍어먹기


'쪽자'라는 것은 이것을 만드는 기구(국자)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고, '뽑기'는 별모양이나 하트모양의 틀을 찍어 모양을 성공적으로 따냈을 때 상품으로 이것을 더 주던 것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똥과자'라 불리는 이유는 아마 색깔이나 불량식품이란 의식에서 나온 것인 듯 하다.   마지막으로 '달고나'는 보통 설탕을 녹여 만들던 것을 약간 고급화하여 나온 것으로 굵은 깍두기 모양의 포도당이 원료인 이것의  재료  이름이다.


뽑기:뽑기. 국자에다 설탕을 넣고 녹이다가 소다를 조금 넣으면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을 십자가-별 등 각종 문양이 새겨진 철판으로 꾹 눌 러 먹는 과자이다. 문양대로 깨뜨리지 않고 오려내면 뽑기를 하나 더 주고, 복잡한 문양을 오려내거나 여러 개를 오리는 데 성공하면 설탕 을 녹여 만든 군함-비행기 등 큼직한 상품을 주었다


달고나: 이는 뽑기를 만드는 또다른 재료의 이름이다. 하얀 색의 각진 덩어리인데 설탕보다 잘 녹고 잘 부풀어오른다. 달고나는 설탕, 포도당과 첨가물로 만들었다.

 

달고나(서울,경기) 뽑기(서울,경기/경남/강원) 띠기(서울,경기/전라;전주,광주/충남;천안)
떼기(제주) 띠고못띠고(전남;순천) 깡포또
오리띠기/오리떼기(경남;마산) 국자(경북;대구,포항) 쪽자(경남;마산,울산,부산,창원) 똥과자(경남;울산,부산/충북;충주)
핫치(경남;김해) 파짜꿍/바짜꿍(경북;안동) 쪼띠기(경북;북부 바닷가) 야바구(경남;통영) 찍어먹기(경기;의정부)

 

뽑기에 대한 상식 또 하나. 집에서 뽑기를 하면 국자를 태워먹기 일쑤 인데 뽑기 장수의 국자는 수백수천 번을 해도 왜 말짱한 것일까. 솜씨 의 차이일까? 아니다. 국자의 재료가 다르다. 집에서 쓰는 국자는 스테인리스이고 뽑기 장수의 것은 구리이다. 구리는 스테인리스보다 열 전도율이 높아 설탕을 잽싸게 녹이므로 태우는 일이 적다.

 

 

'달고나를 아십니까.'


 몇십년전 추억의 먹거리가 복고풍속에 리바이블돼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고나는 포도당 덩어리를 국자 위에다 넣고 불에 녹인 후 소다를 넣고 부풀려 떠먹는 먹거리.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교나 놀이터, 동네 골목에서 '뽑기'와 함께 어린이 손님들을 끌었지만 88서울 올림픽을 치를 즈음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하지만 최근 달고나가 복원돼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달고나를 즐기거나, 연인들이 한적한 곳에서 달콤한 달고나와 함께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도 종종 눈이 띈다. 특히 여직원들이 많은 곳에서 달고나의 인기는 더 높다. 남녀 직원들은 서로가 만들어주는 달고나를 맛보며 "음~ 맛있는데 양이 적네!"라며 "한번더"를 연발하며, 옛추억과 동심에 젖기도 한다. 잊혀졌던 달고나가 십수년만에 다시 등장한 것은 한 인터넷업체의 노력덕. 지난해 '불량식품세트'로 쫀드기, 아폴로 등을 판매했던 엔토크 박승용 대표(29)가 '어린시절 추억담 쓰기 이벤트'를 벌이면서 네티즌들에게 사라진 달고나 복원을 부탁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달고나 복원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도 만드는 이가 없어 옛날의 장인을 찾는데만 8개월이 걸렸다.

 


◇ 한 인터넷업체 옛 장인 찾아 판매 '대박'
국자-고체연료 관련업체도 덩달아 호황
 수소문끝에 충청도 조치원의 특미제과에서 사탕제조업을 해오던 배진수씨(61)를 찾아내 설득, 달고나 제조를 시작했다. 배씨는 지난 60년대초 형인 배철수씨(64)와 가내수공업으로 달고나를 만들었던 달고나 장인. 달고나는 제조과정이 사탕류와 비슷하지만 수분 증발 정도나 온도를 섬세하게 맞춰줘야해 공정 곳곳이 비밀투성이였던 것. 시대의 흐름으로 달고나 판매가 중단되자 배씨는 사탕제조업을 해오고 있었던 것.  하지만 맨처음 박대표의 달고나 생산 계획을 들은 배씨는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미쳤나. 그런 정성이면 다른 일을 해봐라"며 반대했다.  결과는 대박. 지난해 12월 한달에만 2월까지 10만개가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됐다.
 달고나 판매 성공은 국자와 고체 연료업체 성공으로 이어졌다. 경동시장에서 하루 두세개 팔리던 달고나 국자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것. "추억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 향수를 일깨운 것이 성공의 토대가 된 것 같다"는 박 대표는 "앞으로도 사람들이 찾는 상품, 먹거리는 찾거나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달고나 마니아가 됐다는 주부 조재경씨(42)도 "어릴적 먹던 달고나를 우연히 접하고 아이들과 함께 해먹으면서 옛날 엄마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더없이 재미있어 한다"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 이화순 기자 may@>

옛날에 입술을 데어가며 먹었던 달고나가 새롭게 나왔습니다. 요즘 새로이 선보이는 달고나는 포도당을 이용해서 만들어지고 철저한 위생검사로 불량식품이라는 오명을 벗고 새로이 출시된 겁니다.


 

"달고나 매니아 자판기"는 70년대의 추억의 뽑기 자동판매기입니다.
기계가격도 저렴하며 재료원가는 설탕, 스틱, 소다를 포함하여 약 25원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습니다. 설치장소로는 초,중 고교앞 문구점이나, 슈퍼,오락실, 도서,비디오 대여점등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원하는 수익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달고나 자동판매기 달고나매니아 \660,000원
달고나 자동 판매기의 이용 방법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동전 투입구에동전(2백~3백원)을 넣는다. ②국자를설탕 나오는 곳에 댄다. ③설탕을 국자에 받은 후 램프가 들어오는 윗부분 히터에 국자를 놓는다. ④설탕이 녹기 시작하면 스틱(보통 나무 막대)으로 잘 젓는다. ⑤설탕이 완전히 녹으면 소다 통에서 소다를 약간 넣고 부풀어오를 때까지 젓는다. ⑥달고나가 부풀어오르면 성형틀에 붓는다. ⑦다 부운 뒤에는 스틱을 성형틀 앞 홈 부분에 놓는다. ⑧10초후에 꺼내면 달고나로 부르는 사탕과자가 완성된다.

 

[어린이책] 뽑기…달고나…"그 맛이 그리워지네" 60, 70년대 생활상 되살려/열아홉개의 새까만 눈/
김선희 글, 최상훈 그림, 꿈소담이 발행
"옷핀 쓰면 무효다" "침 바르면 무효다"

 

달고나를 아시는가....

코흘리개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연탄화로 앞, 새까만 국자에 아저씨가 설탕 한 스푼 넣고 마구마구 녹여서 소다 조금 넣고 철판에 꽝 하고 치면서 모자모양, 오뚜기 모양을 찍어 주던 게 바로 뽑기였다.
80년대 초반, 50원짜리 동전 하나면 뽑기 두개씩을 주었더랬다. 50원이면 꼬맹이들에게는 무지하게 큰 돈이었다. 그래서 그 주변에는 눈동자를 모으고 모양대로 뽑는 아이들, 침 묻혀서 빨아먹는 아이들, 심지어 바늘로 찔러가며 뽑아내는 부정행위자까지 있었다. 모양대로 뽑았을 때 하나를 더 주는 전통은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를 장려 발전시키려는 관련업계의 민족적 사명감의 발로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뽑기의 재미는 재료가 녹을때까지 휘휘 저으면서 소다 쪼금 집어넣고 부풀리는 맛에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달고나.
50원짜리를 아저씨한테 하나 주면 흰색 정육면체 덩어리 하나와 국자 하나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내가 뽑기 아저씨가 되는 것이었다. 젓가락에 묻혀서 쪽쪽 빨아먹는 아이, 아저씨가 만들어준 공모양 달고나를 쪽쪽 빨아먹던 아이...
달고나와 뽑기는, 50원에 한개냐 두개냐의 차이가 아니었다. 재료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뽑기는 흑설탕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었지만 달고나는 포도당으로 만든 것이라 달면서도 새콤한 맛이 있었다.
아아 이름마저도 얼마나 정겹고 달콤하고 간지러우면서도 옛 향취를 간직한 것이었더냐. 달고나.. 아아 그래 역시 너는 달구나..
정육면체의 그 달고나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따뜻하게 녹여 먹던 추억... 그때의 그 놀이터도, 아저씨도, 아이들도, 스케이트장도, 이제는 모두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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