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자주초롱
글. 강희창
혼자 외로이
빛 고운 아침
몰래 해보는 이쁜 짓
그대에게 보이고 나서
이리 붉어진 낯을
어찌 빤히 드오리까
낮 달이 뜨던 어느 날
서녘 하늘에 맑은 노을로
기다리던 기별 주심에
무탈하신 줄 아오나
그 마음 지금도 붉으시오면
아주 붉게
노을 한번 더 걸어 주옵고
이 몸 야위기 전에
정 한번 보시려거든
팔월 초아흐레 지나
이슬 핑계삼아 고개 떨구고
초롱 하나 켜놓을 터이니
달 비스듬한 밤에
혼자만 꼭 혼자만
아니 오신 듯 다녀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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