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자주초롱꽃

noseein 2006. 6. 8. 07:22


 

자주초롱



      글. 강희창

 


혼자 외로이

빛 고운 아침

몰래 해보는 이쁜 짓

그대에게 보이고 나서

이리 붉어진 낯을

어찌 빤히 드오리까


낮 달이 뜨던 어느 날

서녘 하늘에 맑은 노을로

기다리던 기별 주심에

무탈하신 줄 아오나

그 마음 지금도 붉으시오면

아주 붉게

노을 한번 더 걸어 주옵고


이 몸 야위기 전에

정 한번 보시려거든

팔월 초아흐레 지나

이슬 핑계삼아 고개 떨구고

초롱 하나 켜놓을 터이니

달 비스듬한 밤에

혼자만 꼭 혼자만

아니 오신 듯 다녀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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