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강가에서

noseein 2005. 7. 8. 07:04


 

 

강가에서 오늘도 또

한잔술을 마시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들을 생각해 본다

 

배라는 것은 모름지기

물위에 떠서 무엇인가를 품고 흘러갈 때

제대로가 아닌가

 

쉼터의자라는 것은 당연히

편안한 자리에 있어서

평안히 쉬게끔 하는 것이 제 역할 아닌가

 

바베큐화로라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지글지글 고기를 구우며 사람들에게 빙 둘러싸여 있을 때가

가장 저다울 때가 아닌가

 

폭싹 엎어져버린 배들 옆에

비탈에 있기에 아무도 앉지 않는 쉼터의자 그 옆에

벌렁 드러누워 녹이나 잔뜩 굽고 있는 바베큐화로를 보면서

 

땀을 흘리면서 사진 찍고 사랑하고 글을 써야할 나는

홀짝홀짝 추억이나 그리움이나 쓸쓸함을 안주 삼아 노닥거리고 있으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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