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아침이슬

noseein 2005. 5. 31. 07:40

 

 

 

 

 

사진은 빛을 다루는 예술이다

빛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흔히 시간에 사정에 밀려

주로 낮동안에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것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그 사이였다

 

그 낮동안에는 해는 주로 하늘 가운데 떠 있다

빛도 강렬하다

명암대비가 강하고

역광도 살리기 힘들다

 

이번에 아주 마음 먹고

맨날 하던 짓 아니하고 새롭게 찍으리라 작정을 했다

새벽 6시에 사진을 찍으로 나갔다

풀밭에 들어선 나는 감탄을 했다

 

새로운 세상이었다

막 떠오르는 부드러운 햇살을 받아

온통 기지개를 켜는 세상

밤새 내린 이슬이 온통

물방울이 되어 대롱대롱 달리고

그 물방울 하나하나가 모두 나를 보고 방글방글 웃었다

 

그 아침 두 시간에 삼백장의 사진을 찍으며

나는 새삼 진리를 터득한다

알면서도 뻔히 알면서도 습관 때문에 새로움을 추구 못한다는 것

마음 하나 달리 먹으면 아주 새로운 세상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어디 사진뿐이랴

사람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리라

 

 

일상이 주는 안일함을 용감하게 깨부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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