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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랑대

noseein 2015. 9. 19. 12:35

 

 

    바지랑대

 

                            김종태

 

 

  님아, 왜 토라지셨어요?
  짐이 그리 무거운가요?
  배배 꼬여 눈물만 뚝뚝 흘리시네요
  제게 모두 기대고 조금만 참으세요


  저 아무리 발돋움해도 하늘 아래이고요
  길다고 우쭐대도 님보다 짧아요
  고개 들어 구름하고 수다 떨어도
  다 님을 돕는 것뿐이라오


  제가 너무 버겁나요?
  전 님이 무거운 적이 없답니다
  님 없으면 저 아무 쓸모 없고요
  저 없으면 님도 축축 늘어지시죠?
  서운한 맘 삐져서 외로 고개 돌리면
  지나가는 바람이 달래도 주고
  노니는 잠자리 알나리깔라리 약올립니다


  살다 보니 그래도 우리 짝이 좋아요
  빨랫줄 내 님아
  허공에 걸려 외로운 님아
  빨래도 없는 지금
  우리 끼리 흔들며 놀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