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앵강만을 품에 안고 두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졌다.
남해로 들어가는 길은 하동에서부터 남해대교를 건너는 방법과
진주를 거쳐 사천에서 삼천포대교를 건너는 방법이 있다.
남해는 섬으로 둘러쌓인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남해에 들어서면 제일 눈에 띄는 것이 한없이 많은 돌이다
여기를 보나 저기를 보나 어디나 돌투성이이다.
그 많은 돌을 그냥 방치한 것이 아니고 모두 돌담을 쌓거나 돌축대를 쌓았다.
남해는 산이 가파르다.
그 가파른 산을 돌을 이용하여 축대를 쌓고 흙으로 평탄작업을 하여 만든 논이
다랭이논이다. 다른말로 하면 계단식논이다.
둘째로 많은 것이 남해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마늘을 심는다.
4월 말 농부들은 마늘쫑을 뽑고 있었다.
그 다음 남해에서 많이 본 것은 자운영이었다.
마늘을 심지 않은 논은 모두 자운영 천지였다.
논에 자운영을 심어 모내기 전에 갈아엎어서 천연퇴비로 쓰고 있었다.
남해 여기저기에 다랭이논이 많다.
그 중 가장 유명하고 경관이 빼어난 곳이 남해 서남쪽 모서리에 위치한
가천 다랭이마을이다.
돌이 많고 가파른 응봉산과 소흘산의 계곡에 위치한 가천마을은
몇백년 아니 몇천년에 걸쳐서 자연에 도전한 인간승리의 현장이었다.
경사가 가파른 산 계곡을 돌로 축대를 쌓아 적게는 몇평 많아도 이삼백평의 논을 만들었다.
수백개의 그런 계단식 논을 만든 것이다.
아무 쓸모가 없던 두 산 사이의 계곡이 모두 경작지로 바뀐 것이다.
가천사람들은 그곳에 주로 마늘을 심었다.
그 마늘을 수확하면 무엇을 심을지 모르나 아마 벼를 심지 않을까 한다.
지천으로 널린 돌을 이용하여 자연을 극복한 남해사람들을 보면
인간승리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네이버 블로그 거부의향기 http://blog.daum.net/jc5d4t/11621264 님의 글
아직 경남 남해에서는 봄꽃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봄마다 망운산을 가득 채우는 진달래도, 국도변을 따라 터널을 만드는 벚꽃도 아직은 이르다. 4월은 되어야 꽃망울을 하나둘씩 터트릴 것이다. 그럼에도 요즘 남해는 봄이 한창이다. 굳이 꽃을 찾지 않더라도 남해에 가면 온몸을 휘감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봄바람처럼 유순해진 바다와 계단식 논을 가득 채운 초록빛 물결, 한가로이 풀을 뜯는 염소떼…. 평화로운 봄 풍경을 맛보고 싶다면 주저 말고 남해로 떠나보자.
남해에서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곳은 가천 다랭이마을이다. 산을 깎아 층층이 계단처럼 논을 만들고 그 속에 마을을 이룬 이곳에는 초록 물결이 넘실댄다. 흔히 ‘계단식 논’이라고 부르지만 삿갓을 엎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삿갓논’이라고도 부르는 이 논들은 남해 사람들의 생존의 흔적이다. 자투리땅이라도 일궈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야 했던 척박한 곳. 그러나 이제 이곳은 남해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관광지가 되었다.
남쪽 바다와 맞닿은 남면 해안 일대에 자리한 다랭이마을은 페루의 살리나스 소금계곡처럼 뱀의 비늘 같은 무늬를 펼치며 등성이를 따라 펼쳐져 있다. 단지 다른 게 있다면 이곳의 비늘에는 초록색깔이 덧입혀져 있다는 점이다.
논들은 겨우 손바닥만 하다. 넓은 것도 50평이나 될까. 그 작은 논마다 유채와 섬초(시금치), 마늘 등이 심어져 있다. 유채는 노랗게 꽃을 피웠지만 심어놓은 곳이 많지 않다. 대부분 마늘밭이다. 황토색 바닥을 드러낸 채 놀고 있는 땅도 있다. 하지만 이 빈 땅도 5월이 되어 모내기가 시작되면 푸른 물결로 넘실댈 것이다. 또 가을이 오면 빛나는 황금으로 치장을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챌 것이다.
목초를 심어 놓은 논에는 염소들이 나그네의 방문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열심히 풀을 뜯고 있다. 때때로 아기 염소들이 아래 논으로 굴러 떨어질까 어미들이 신경을 쓸 뿐이다.
다랭이마을은 최고의 해안전망대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남자의 성기 모양과 임부가 누운 모양을 한 암수바위를 지나면 해안절벽으로 난 길이 있다. 전망대로 가려면 흔들다리를 건너야 한다. 뾰족 선 두 개의 바위 사이에 설치된 다리 길이는 기껏해야 7~8m. 그러나 10여m 아래에서 혀를 날름거리는 성난 파도를 보자니 그 끝이 닿지 않는 먼 곳에 있는 듯 아득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해 바다는 비취색으로 찬연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색깔로는 다 그 바다의 빛을 설명할 순 없다. 햇살에 부서지면서 산란하는 바다는 시시각각 푸른빛의 농담을 달리하며 눈길을 빼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