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커스
크로커스
Crocus sativus 붓꽃과 다년초
샤프란(saffron)이라고도 부르기도 하고 원예상으로는 꽃이 봄에 피는 종과 가을에 피는 종으로 크게 나누는데, 봄에 피는 종을 크로커스, 가을에 피는 종을 사프란이라고 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온난하고 비가 적은 곳에서 잘 자란다. 높이 약 15cm이다. 알뿌리는 지름 3cm로 납작한 공 모양이다. 잎은 알뿌리 끝에 모여나며 줄 모양이고 꽃이 진 다음 자란다. 끝이 점차 뾰족해진다. 꽃은 깔때기 모양이며 10∼11월에 자주색으로 핀다. 새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에 1개가 달린다. 꽃줄기는 짧고 밑동이 잎집으로 싸인다. 화피와 수술은 6개씩이고 암술은 1개이다. 암술대는 3개로 갈라지고 붉은빛이 돌며 암술머리는 육질이다. 유럽남부와 소아시아 원산이다. 암술대를 말려서 진정(鎭靜)·진경(鎭痙)·통경(通經)·지혈제로서 월경곤란·갱년기장애·유산벽(流産癖)·자궁출혈과 백일해 등에 약으로 쓴다. 10만 배로 희석하여도 노란색을 띠기 때문에 음식물의 빛깔을 내는 데도 사용한다.
사프란이라는 말은 아랍어의 아자프란(azafran) 또는 자파란(zafaran)에서 비롯하였으며 본래 사프란의 암술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약이나 염료로 쓰기 시작한 것은 8세기부터로서 에스파냐를 정복한 아랍인이 전하였고, 인도와 페르시아에서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재배하였다. 16세기 이후에는 요리와 약용으로 많이 사용하였고 머리염색제로도 썼다. 가을에 알뿌리를 심고 다음해 5∼6월에 파서 말렸다가 다시 심는다.
샤프란 ; 흔히들 크로커스와 샤프란을 혼돈하기도 한다. 그 모습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는 아예 봄에 피는 것은 크로커스,가을에 피면 샤프란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크로커스는 초봄 제일 일찍 피고, 샤프란은 늦가을 모든 꽃이 진 후 피는 꽃이다.
샤프란은 향료의 재료로 유명하다.
아예 유명 세제의 이름이 샤프란이기도 할 정도.
그러나 향신료 중 가장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한 샤프란은
꽃의 3개의 꽃술의 머리부분을 따서 말린 것이다.
1Kg의 샤프란 향신료를 얻기 위해서는 근 20만송이의 샤프란이 필요하다하니 비싼 것은 당연한 일. 그것도 수작업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리스에 크로커스라는 청년이 코린토스 출신의 리즈라는 처녀를 사랑하였다. 그런데 리즈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리즈의 어머니가 딸을 데리고 떠나 버리자 크로커스는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에게 기원하여 비둘기를 한 마리 받았다. 비둘기가 둘 사이를 오가며 연락을 주고받게 해주었다. 이 사실을 안 리즈의 약혼자가 비둘기에게 활을 쏜다는 것이 리즈에게 잘못 맞아, 리즈가 죽어 버렸다. 충격을 받은 약혼자는 이 모든 비극의 원흉은 크로커스라며 크로커스마저 죽여 버렸다. 아프로디테는 크로커스의 죽음을 애통해 하며 그를 크로커스 꽃으로 만들었다.
알프스 산기슭에 있는 마을에 라이네르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마음씨 착하고 건강한 그녀는 풍차지기와 결혼해 크로커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라이네르는 언제나 크로커스를 요람에 넣어 숲에 있는 나무에 매달아 두고 일을 했다. 바삐 땔감으로 쓸 장작을 모으기도 하고 채소밭도 일구는 동안 아이는 잘 놀았다. 한데 하루는 아이가 보이질 않았다. 라이네르는 미친 듯이 울며 찾아 헤매다가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크로커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마을의 한 노인이 알프스 산에 있는 늑대의 짓이 분명하다는 말을 했다. 늑대는 인간의 아이들 중 가장 잘난 아이를 데려다가 키워서 자기 딸과 결혼을 시키는 대신 그 어미에게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거였다. 그 말을 들은 라이네르는 절망감에 싸여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그러던 그 해 겨울 한 나그네가 지나다가 라이네르의 사연을 듣고 무슨 소원도 이룰 수 있다는 황금구슬 한 알을 주었다. 보름날 밤에 눈을 향해 이 구슬을 들고 소원을 빌면 원하는 것을 얻으리라고 했다. 보름날 밤 그녀는 나그네가 시킨 대로 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 제가 필요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아니니 오직 제 소중한 크로커스만을 돌려 주세요 했다.
그 슬픈 기구를 들은 알프스 산의 늑대가 뉘우치며 이미 모든 것은 돌이킬 수 없으므로 그대가 흘린 눈물을 눈밭의 노란 꽃으로 피워 주리라 하자 정말 꽃들이 피어났다.
그 뒤로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이른 봄이면 눈을 헤치고 피는 그 꽃을 ‘라이네르의 눈물’이라고 불렀다. 또는 그녀가 찾기를 원했던 아들의 이름을 따서 크로커스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