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억새

noseein 2006. 10. 19. 03:46

 

 

 

 

 

 

 

 

 

 

 

 


 

 

억새 1

 

                           김종태

 

 


 이 땅을 억세게 지켜 온

 마지막 타이탄족의 항거

 

 지금은 조락해버린

 버림받은 세대의

 술 취한 노래 속에서 몸부림치는

 자조의 헤픈 술주정

 

 산딸기 찾던 개구장이의

 꼬질꼬질한 종아리를 할퀴었던

 시퍼런 옛 서슬은

 망각으로 삼켰다지만

 

 불쌍한 것

 꿈만은 버리지 못 해

 새파란 하늘에 오늘도

 희끗희끗 돋는다

 

 면도한들 어디로 가나

 아직도 쓰다듬고 있다

 허연 수염

 

 

 


억새 2


                     김종태



나는 몰랐다

꽃 한송이 피우는 것이

그렇게 힘든 줄을


나는 정말  몰랐다

아무도 없는 가을밤이

그렇게도 쓸쓸한 줄을


나는 또 몰랐다

살랑이며 부는 바람에도

내가 이다지도 흔들릴 줄을


나는 정말 또 몰랐다

한 세월 살아가면서

이렇게도 내가 많이 변할 줄을


나는 이제야 알았다

내가 없으면 살 수 없는 한 사람

나만 붙들고 사는 야고가 있는 줄을



** 야고 -- 억새 뿌리에 기생하여 꽃을 피우는 작은 야생화 ***


 

                                                  야고 - 억새의 뿌리에 기생하여 산다




 억새

  Miscanthus sinensis var. purpurascens RENDLE

 벼과 다년초.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1∼2m로, 뿌리줄기는 모여나고 굵으며 원기둥 모양이다. 잎은 줄 모양이며 길이 40∼70cm, 나비 1∼2cm이다. 끝이 갈수록 뾰족해지고 가장자리는 까칠까칠하다. 맥은 여러 개인데, 가운데맥은 희고 굵다. 밑동은 긴 잎집으로 되어 있으며 털이 없거나 긴 털이 난다. 뒷면은 연한 녹색 또는 흰빛을 띠고 잎혀는 흰색 막질(膜質: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상태)이며 길이 1∼2mm이다.


꽃은 9월에 줄기 끝에 부채꼴이나 산방꽃차례로 달리며 작은이삭이 촘촘히 달린다. 꽃차례 길이는 10∼30cm이고 가운데축은 꽃차례 길이의 절반 정도이다. 길이 4.5∼6mm의 작은이삭은 노란빛을 띠며 바소 모양에 길고 짧은 자루로 된 것이 쌍으로 달린다. 밑동의 털은 연한 자줏빛을 띠고 길이 7∼12mm이다.


제1 포영(苞穎:작은이삭 밑에 난 1쌍의 포)은 윗부분에 잔털이 나고 5∼7개의 맥이 있으며 제2 포영은 3개의 맥이 있다. 끝이 2갈래로 갈라진 호영(護穎:화본과 식물 꽃의 맨 밑을 받치고 있는 조각)에서 길이 8∼15mm의 까끄라기가 나온다. 내영(內穎:화본과 식물의 꽃을 감싸는 포 중 안쪽에 있는 것)은 길이 약 1.5mm로서 작으며 수술은 3개이다. 뿌리는 약으로 쓰고 줄기와 잎은 가축사료나 지붕 잇는 데 쓴다. 한국(전지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갈대 억새 구별법


갈대와 억새

가장 쉬운 구분법은 갈대는 강이나 바다 등 물가에, 억새는 산등성이나 언덕에 자란다는 점이다..특히 갈대는 해발 400m 이상엔 거의 없기 때문에 산 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억새라고 생각하면 되고 이삭으로도 구분이 가능하다. 갈대의 이삭이 갈색이면서 며칠 감지 않은 사람의 머리처럼 뭉쳐 있는 반면, 억새의 이삭은 백색에 가까우면서 한올 한올 분리되어 있다. 물가에서 자라는 물억새도 있으나 산에 자라는 갈대는 없다.

억새는 대부분 키가 1m 20cm 내외로 이보다 작거나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사람의 키만한 억새도 있다. 갈대는 키가 2m이상 큰다. 



하늘공원 억새 모습 - 난지도



억새축제안내


■ 가볼 만한 억새 명소

한낮에는 아직 더운 기운이 남아있지만 산천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울긋불긋 단풍과 소슬바람에 휘날리는 억새는 가을 풍류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산등성이나 들판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억새의 ‘은빛 향연’에 빠져들면 나를 잊고 어느덧 자연과 하나가 된 자신을 만나게 된다.


# 서울 하늘공원… 도심속 휴양공간 22일까지 축제


서울에서 가을 억새의 향연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하늘공원’이 있다. 이곳은 서울 상암동에 조성된 월드컵공원 중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해 하늘공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난지도 제2매립지에 들어선 초지공원인 하늘공원은 난지도에서 가장 토양이 척박한 지역으로, 척박한 땅에서 자연이 어떻게 시작되는가를 볼 수 있는 실험적인 공간이다.


서울 도심에 자리하고 있어서인지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다. 하늘공원을 은빛으로 수놓은 억새밭을 걷고 있노라면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공원은 연인을 비롯해 가족, 친구와 함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휴양공간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하늘공원은 X자로 구분된 4개의 지구로 조성됐다. 남북쪽에는 높은 키를 가진 억새와 띠가 주로 심어져 있으며, 동서쪽에는 낮은 키의 엉겅퀴, 제비꽃, 씀바귀 등 자생종 식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조성된 초지를 노랑나비, 제비나비, 네발나비, 호랑나비 등 노닐어 생태공원으로서 가치도 높다.


이곳에서는 지난 13일 개막한 억새축제가 22일까지 열린다. 축제기간 중에는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한다.(02)304-0085

 

 

하늘공원  억새전경

 

 


 # 포천 명성산… 6만평 장관 감상 가을산행 짜릿


경기 포천, 산정호수 인근에 자리한 명성산은 후삼국시대의 슬픈 전설과 억새 군락지를 중심으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명성’이라는 이 산은 고려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목놓아 울었다는 전설과 신라의 마지막 태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향하다가 이곳에서 설움에 북받쳐 울었더니 산도 함께 울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6만평에 이르는 억새밭이 장대한 경관을 연출하는 명성산은 수도권에서 가을 산행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억새밭 아래로 아득하게 내려다 보이는 산정호수와 어우러진 가을 명성산의 풍광은 한 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031)538-2067


# 정선 민둥산… 나무 별로 없이 산 전체가 억새


강원 정선의 민둥산은 변변한 나무 한그루 없이 산 전체가 억새로 뒤덮인 산이다. 이 산이 나무가 없고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라고 예전에 해마다 불을 질렀기 때문이란다. 이 산의 억새는 길이 아닌 곳은 헤쳐나가기 힘들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최고 높이가 해발 1,118미터에 이르는 민둥산은 산 전체가 둥그스름해 마치 광야와 같은 느낌을 준다. 넓은 광야에 펼쳐진 억새가 바람을 따라 휘날리는 모습은 가을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산에서는 매년 억새꽃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올해는 내달 12일까지 계속된다. (033)591-9141


# 창녕 화왕산… 4가지 색 변화, 인근 부곡서 온천욕


경남 창녕의 화왕산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구가 의병활동을 벌였던 화왕산성과 찾을 때마다 다른 빛깔의 억새로 유명하다. 어른 키보다 웃자란 억새가 10월 초에는 보랏빛, 10월 중순에는 황금빛, 10월 하순에는 은빛으로 변했다가 11월초부터는 하얗게 바래진다.


화왕산에서 억새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십리 억새밭’을 꼽을 수 있다. 십리 억새밭은 산성의 서문과 동문을 잇는 등산로 양쪽으로 커다란 책을 펴놓은 것과 같은 모양으로 이어지다가 환장고개에 이르러 장관을 연출해 여행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화왕산의 명물로는 솔 내음이 흠뻑 담긴 송이가 있으며, 30분 거리에 자리한 부곡에서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055)530-2233




           억새                               


                             도종환 


저녁 호수의 물빛이 억새풀빛인걸 보니

가을도 깊었습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어머니,

억새풀밖에 마음 둘 데가 없습니다

억새들도 이젠 그런 내 맘을 아는지

잔잔한 가을 햇살을 따서

하나씩 들판에 뿌리며 내 뒤를 따라오거나

고갯마루에 먼저 와 여린 손을 흔듭니다

저도 가벼운 몸 하나로 서서 함께 흔들리는

이런 저녁이면 어머니 당신 생각이 간절합니다

억새풀처럼 평생을 잔잔한 몸짓으로 사신

어머니, 올 가을 이 고개를 넘으면 이제 저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저무는 길을 향해

걸어 내려가려 합니다

세상의 불빛과는 조금

거리를 둔 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가진 것이 많지 않고 힘이 넘치는

자리에 앉아 본 적이 없는지라

어머니를 크게 기쁘게 해드리지 못하였지만

제가 가슴 아파하는 것은

어머니의 평범한 소망을

채워드리지 못한 점입니다

험한 일 겪지 않고 마음 편하고 화목하게만

살아달라는 소망

아프지 말고 아이들 잘 키우고 남에게 엄한 소리

듣지 말고 살면 된다는 소박한 바람

그 중 어느 하나도 들어드리지 못하였습니다

험한 길을 택해 걸었기 때문에

내가 밟은 벼룻길 자갈돌이

어머니 가슴으로 떨어지는 소리만

수없이 들어야 했습니다

내가 드린 것은 어머니를 벌판 끝에 세워놓고

억새같이 떨게 만든 세월뿐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점점 사위어 가는데

다시 가을이 깊어지고

바람은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져

우리가 넘어야 할 산 너머엔 벌써

겨울 그림자 서성댑니다

오늘은 서쪽 하늘도

억새풀밭을 이루어 하늘은

억새구름으로 가득합니다

하늘로 옮겨간 억새밭 사잇길로 어머니가

천천히 천천히 걸어가는 게 보입니다

고갯마루에 앉아 오래도록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

하늘에서도 억새풀이 바람에 날려 흩어집니다

반짝이며, 저무는 가을 햇살을 묻힌 채

잠깐씩 반짝이며

억새풀, 억새풀 잎들이,




억새풀 


                          정호승  

  


후회 없다

후회 없다

되뇌이는 목소리

기어코 끝이 갈라지는 사이사이로

굵은 눈물방울 뿌옇게 번져간다

어쩔 줄 모르는 후회의 분광(分光)이여

흩날리는 진주빛, 아슴한 춤이여

억새풀 빗자루, 몇 자루 엮어야

뿌연 눈물길 정갈히 쓸어갈까.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풀 갈래마다 가을햇살이 찬란하다.

한 여인이 억새풀로 빗자루를 엮어 길을 쓸며 간다.

눈물길이다.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비록 억새풀 빗자루를 수만 자루 엮는다 해도

사랑이 가득한 여인의 모습은 눈부시다.






노래 억새풀사랑



         노래  최우리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인가요

세월에 길목에서 뒤돌아보니

사랑의 멍애를 벗고싶어

흔들리는 억새풀사랑

아아ㅡㅡ한잔의 사랑을 가득 채워

너를 위해 마시고 싶다

세월의 주름인가요 시간이 흘러갔나요

오늘만은 그대 곁에 잠들고 싶은

우리들의 억새풀사랑



돌이킬수 없나요 우리 사랑은

당신만 생각하면 눈물이나요

지나간 세월을 잊고 싶어

흔들리는 억새풀사랑

아아ㅡㅡ한잔의 사랑을 가득 채워

너를 위해 마시고 싶다

세월의 주름인가요 시간이 흘러갔나요

오늘만은 그대 곁에 잠들고 싶은

우리들의 억새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