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
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섬쑥부쟁이
미국쑥부쟁이
쑥부쟁이 1
김종태
가난한 대장간 집
자식만 열하나
마음 착한 큰 딸
쑥 캐는 불쟁이네 애
사람들은 쑥부쟁이라 불렀다
허방다리에 빠진 사냥꾼
칡넝쿨로 구해 보니 서울 총각
늠름한 총각 얼굴
쑥부쟁이 뛰는 가슴
아가씨 올 가을엔 꼭 데릴러 오겠소
그 말 한마디 앙가슴에 아로새겨
누비는 산골 캐는 쑥마다
신이 절로 났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년 삼년 오년
선보라고 성화하시던 부모
기다리다 모두 가셨어도
사나이 그 한마디 어찌 안 믿으랴
동생들 다 여의고
서른 넘어도 쑥만 캐내
이젠 아니 오시겠지
벌써 장가 갔겠지
오셔야 무얼 어찌할 수 있나?
시름에 산길을 헤매던 쑥부쟁이
그 허방다리에 빠져 죽었다
쑥부쟁이가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
쑥부쟁이는 들에 핀 참사랑이다
쑥부쟁이 2
김종태
이 어인 일이오
내가 여태까지 그 많은 고생을 한 것이
다 낭자를 위한 일이었는데
이제 날더러 어쩌란 말이요
낭자를 만난 뒤 그날로부터
안된다는 부모를 설득하기 오년이 걸렸고
그 동안 못마친 학업 마치고
취직을 하느라 바빴다오
달랑 낭자만 데려오면 무엇하겠소
집 한칸이라도 마련해야 보금자리가 되지 않겠소
낭자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그 꿈 하나로
꼭 십년을 하루처럼 일해왔는데
낭자를 헤아리지 못한 내 잘못이라오
낭자의 사랑을 널리 기리고자
내 남은 생애를 바쳐
이 쑥부쟁이꽃을 온나라 안에 널리 퍼트리겠소
Aster yomena Makino.
국화과 다년초
습기가 약간 있는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30~100cm이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벋는다.
원줄기가 처음 나올 때는 붉은빛이 돌지만 점차 녹색 바탕에 자줏빛을 띤다.
뿌리에 달린 잎은 꽃이 필 때 진다.
줄기에 달린 잎은 어긋나고 바소꼴이며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겉면은 녹색이고 윤이 나며 위쪽으로 갈수록 크기가 작아진다.
꽃은 7~10월에 피는데, 설상화(舌狀花)는 자줏빛이지만 통상화(筒狀花)는 노란색이다.
두화는 가지 끝에 1개씩 달리고 지름 2.5cm이다.
총포는 녹색이고 공을 반으로 자른 모양이며, 포조각이 3줄로 늘어선다.
열매는 수과로서 달걀 모양이고 털이 나며 10~11월에 익는다.
쑥부쟁이 사랑
정일근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