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모감주나무

noseein 2006. 7. 18. 07:17

 

 

 

 

 

 

 

 

 

 

 

 

 

 

모감주나무 

 

무환자나무목 무환자나무과의 낙엽 소교목.

학명: Koelreuteria paniculata


염주나무라고도 한다. 흔히 관목형(灌木形)이며 바닷가에 군총을 형성한다. 잎은 어긋나며 1회 깃꼴겹잎(一回羽狀複葉)이고 작은잎은 달걀모양이며 가장자리는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으로 갈라진다.

꽃은 7월에 피고 원추꽃차례
[圓錐花序]의 가지에 수상(穗狀)으로 달리며 황색이지만 밑동은 적색이다. 꽃잎은 4개가 모두 위를 향하므로 한쪽에는 없는 것 같다. 열매는 꽈리같이 생기고 3개로 갈라져서 3개의 검은 종자가 나온다. 종자로 염주를 만들기도 한다. 한국(황해도와 강원 이남)·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짙푸른 녹음에 웬만한 꽃들은 모두 묻혀버리는 여름날, 모감주나무는 화려한 노랑꽃으로 자신을 뽐낸다. 왕관을 장식하는 깃털처럼 우아하게, 긴 꽃대를 타고 자그마한 꽃들이 줄줄이 달린다. 따가운 여름 태양에 바래버린 듯 모감주나무의 꽃은 노랑이라기보다 동화 속의 황금 궁전을 연상케 하는 고고한 황금빛에 가깝다. 작은 꽃이 수없이 달리므로 영어 이름은 아예 ‘golden rain tree’라고 했다.

태양과 경쟁하듯이 버티던 수많은 황금색 꽃은 수정이 되고 나면 이어서 세모꼴 초롱 모양 열매를 맺어, 익어 가는 가을과 함께 크기를 부풀려 간다. 작은 달걀 크기만큼이나 굵어지면 얇은 종이 같은 껍질이 셋으로 길게 갈라진다. 안에서는 새까만 종자 세 개가 귀여운 얼굴을 내민다. 굵은 콩 크기의 윤기가 자르르한 이 종자는 완전히 익으면 돌처럼 단단해진다. 망치로 두들겨야 깨질 정도이다. 만질수록 반질반질해지기까지 하므로 염주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그것도 감질나게 몇 개씩 달리는 것이 아니라 54염주는 물론 108염주도 몇 꾸러미를 만들 수 있을 만큼 풍부하게 매달린다.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금강자(金剛子)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금강이란 말은 금강석의 단단하고 변치 않은 특성에서 유래되었겠으나, 불가에서는 도를 깨우치고 지덕이 굳으며 단단하여 모든 번뇌를 깨트릴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염주는 원래 피나무나 무환자나무 열매, 율무, 수정, 산호, 향나무들로 만든다. 그 중에서도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염주는 큰스님들이나 지닐 수 있을 만큼 귀한 염주이었다.

모감주나무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일까? 필자는 다음과 같이 추정해 본다. 중국 선종의 중심 사찰인 영은사 주지의 법명이 ‘묘감(妙堪)‘이었고, 불교에서 보살이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하면 ‘묘각(妙覺)‘이라 한다. 열매가 고급염주로 쓰이는 모감주나무는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처음 묘감이나 묘각에 구슬을 의미하는 주(珠)가 붙어 처음 ‘묘감주나무‘나 ‘묘각주나무‘로 부르다가 모감주나무란 이름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남 거제시 연초면 한내리에는 ’묘감주나무‘라 불리는 모감주나무 군락이 있다.

모감주나무는 북한의 압록강 하구, 황해도 초도와 장산곶에서 남한의 백령도와 덕적도, 안면도 등 주로 서해안에 자람 터가 있다. 그래서 한때 우리나라 나무가 아니라 중국에서 파도를 타고 종자가 건너온 수입나무로 알아왔다. 그러나 이곳 완도를 비롯하여 거제도, 포항으로 이어지는 남동해안에서도 자람 터가 발견되고, 내륙지방으로는 충북 영동과 월악산, 대구의 내곡동 등지에도 자라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아직도 명확한 것은 아니나 이와 같은 분포로 보아서는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우리나라에 자라고 있었다는 주장에 무게가 더 실린다.

모감주나무는 아름드리로 자라서 우람한 모양새를 자랑할 만큼 커지지는 않는다. 적당한 크기로 자라고 단아하게 가지가 뻗은 모습이 고매한 학자풍의 나무다. 실제로 옛날 중국에서는 왕에서 서민까지 묘지의 둘레에 심을 수 있는 나무를 정해주었는데, 학덕이 높은 선비가 죽으면 모감주나무를 심게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가장자리가 들쭉날쭉한 잎, 황금 깃털처럼 솟아오른 금색 꽃, 열매가 맺을 무렵이면 루비 빛 또는 연노랑 단풍까지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그래서 갈수록 조경수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한방에서는 모감주나무 꽃잎을 말려두었다가 요도염, 장염, 치질, 안질 등에 쓴다고 알려져 있다.

학내에는 법대 앞 등 최근 ‘Green Campus 만들기’의 일환으로 여기저기에 모감주나무가 심겨져 있다. 황금 빛 꽃과 진초록 잎으로 어우러진 모감주나무만이 갖은 앙상블이 대학의 여름을 더욱 정겹게 해준다.

                               _경북대학교 홈페이지에서_


안면도의 모감주나무 군락은 안면읍에서 3㎞ 떨어진 방포해수욕장의 해변에 있다. 숲의 길이는 120m, 너비 약 15m로 바닥은 자갈로 덮여 있으며, 높이 2m쯤 되는 나무가 400∼500그루 정도 자라고 있어 마치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는 모감주나무 외에도 소사나무, 졸참나무, 신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이곳의 모감주나무 군락의 유래에 대하여 두가지 이야기가 있다. 모감주나무는 중국이 분포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어 중국내륙에서 자라던 나무의 종자가 해류에 밀려와 군락을 이루게 된 것으로 추측하기도 하고, 서해안은 물론 동해의 영일만 일대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본래 자랐다고도 한다.

안면도의 모감주나무 군락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고 흔히 볼 수 없는 나무이므로,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
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