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갯메꽃

noseein 2006. 6. 20. 06:04

 

 


 

갯메꽃


                            김종태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너는

따뜻한 남쪽하늘 아래에 산다

한줌의 가녀린 몸을 옹크리고

가쁜 숨 죽이고 산다



겉으로만 싱거운 너는

쫍쪼름하니 바닷바람 부는 곳

모래알을 움켜쥐거나 바위틈에 산다

비바람 땡뼡 마다 않고

외딴 곳에 산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고

누구도 돌보지 않을 때면

너는 저 혼자 신이 나서

바위틈을 누비며 온통 시퍼런 꿈을 펼친다



어디에 사는지  언제 올지 모르는

그리운 그 사람 생각이 날 때마다

연분홍 고운 그리움을 살며시 드러낸다

누구에게 들킬세라 하루만 품어보는 그리움이다

또 그렇게 석달을 그리워할 뿐이다



학명  Calystegia soldanella

분류  메꽃과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자란다. 굵은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줄기는 갈라져 땅 위로 뻗거나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는 길며 신장 모양으로 윤이 난다. 잎 길이는 2~3cm, 나비는 3~5cm이며, 잎자루 길이는 2~5cm이다. 잎 끝은 오목하거나 둥글며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요철이 있는 것도 있다.


꽃은 5월에 연한 분홍색으로 피고 잎겨드랑이에서 꽃자루가 잎보다 길게 나온다. 포는 넓은 달걀 모양 삼각형이고 총포처럼 꽃받침을 둘러싼다. 화관은 지름 4~5cm로서 희미하게 5개의 각이 지며 수술 5개, 암술 1개가 있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모두 오무라든다.




갯메꽃



    한도훈



갯메꽃 

사람들 요란 떠는 소래포구

바닷가 모래밭에서

한무더기 갯메꽃을 발견했지라

자손 대대로 포구에 사는

늙은 갈매기들이 싸놓은

흰쌀밥 같은 똥덩이를 헤치고

하늘 향해 목 빼든 갯메꽃

네 살배기 아이 따라

손가락으로 게구멍을 쑤시면서도

갯메꽃, 네가 흔드는 메방울소리만 좇았지라

밤 불빛에 묶인 배들이

항구를 영영 떠나지 못해

생선 팔랴 막걸리 팔랴

바닷바람에 찌든 악다구니 써대도

길 끊긴지 오래인 수인철로에

다시 기차가 온다면

그 기차 앞머리에

연분홍 갯메꽃 송이송이 꽂고 싶지라

그리움에 가슴 붉게 물든

저녁 노을 따서

네 볼에 심어주고 싶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