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능소화

noseein 2005. 8. 19. 14:47



    능소화

 

                                김종태

 

 


  내가 눈이 멀게 되면
  요란한 너의 눈빛 때문이 아니다
  자세히 보아서는 아니될 그 금기
  그저 얼핏 보고 말 것을

 

  내가 다리가 부러지면
  높디 높은 너의 허황한 꿈 때문이 아니다
  그저 네 꿈은 거기 그렇게 있겠거니
  알고도 모른 척 지나칠 것을

 

  지독히도 외로워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해
  미친 듯이 담벼락이라도 기어올라야 하는
  몇만년 전의 그 기억
  씁쓸한 본능이라고 탓하지 말자

 

  이 늙은 몸이라도 타고 오르렴
  눈 멀고 귀 먹고  말마저 못하는
  외다리 이 늙은이라도 마다 않는다면
  온통  내 몸을 휘어감고
  네 마지막 이승을 꿈꾸어보렴

 

 

 


  능소화

 

                                김종태

 

 

  어쩌랴
  도리없이 나도 어쩔 수 없단다
  너 없으면 살 수가 없는데
  나도 어쩔 수 없단다

 

  이럴 줄 몰랐다 하자
  너에게 붙어
  빨판을 네 온몸에 착 붙이고
  온통 너를 휘감아야만 하는 나를

 

  한 달도 서른 날 하루도 열두 때를
  너 하나만을 줄창 졸라대는 나를
  이제는 너 싫다 하여도 나 도리없단다
  그냥 너와 나 우리의 인연이라 하자

 

 


  능소화  Campsis  grandiflora (THUNB.) K. SCHUM.
  중국원산의 낙엽덩굴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옛날에서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지에 흡착근이 있어 벽에 붙어서 올라가고 길이가 10m에 달한다.
  잎은 마주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7~9개로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바소꼴이고 길이가 3~6cm이며
  끝이 점차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는 톱니와 더불어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고 기수 1회 우상복엽이고 작은 잎은 7-9개
  꽃은 8월에 지름 6-8센티미터로 핀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어오른다고 능소화(凌霄花)라고도 한다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보면 미세하게 갈고리가 있다고 하여
  꽃가루를 만지고 눈을 비비면 눈에 안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