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팔당리 강가에 아담한 야생화카페가 하나 있다
이름이 희한하여 아직도 그 뜻을 모른다
잉무든
그 이층 카페 한 귀퉁이에 조각이 있다
시커먼 색깔에 뭔 나무를 형상화 한 것 같은데
그 중심되는 부분 모습이 위 사진처럼 생겼다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얼키고설켜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뒤숭숭숭하고 이리저리 심사가 배배 꼬인 내가 볼 때
약간 화도 나고 내 심사를 들킨 것 같아 인상도 찌푸리게 되고
아무튼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군다나 거미라는 놈은 왜 저기다가 거미줄을 친거야
조각가가 일부러 거미줄을 설치한 것은 아니고
보통 거미줄도 아니고 늘 저렇게 거미줄을 치는 놈이 있더라
거무칙칙한 얼기설기 꼬인 나뭇가지에 떡하니 저런 거미줄까지 있으니
잘 보면 예술이고 확 때려치우면 쓰레기이다
괜히 조각가에게 심술을 부려본다
아니 짜아식 돈 받고 예술품을 만들려면 잘 만들어 줘야지 뭐 이 따위로 만들었어
하나 심술을 내다보니 다 심술꺼리이다
비가 오려면 확 오든지 아니면 짱 개든지
뭐 날씨가 이 따귀야
덥지도 않은데 선풍기를 쎄게 틀어놓고 담배를 뻑뻑 피우며
비맞은 중처럼 중얼거린다
그러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다
나처럼 심사가 뒤뒤 꼬인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 조각이 위로가 될 수 있다
이 세상 내 마음 같지 않은 것
뭣 하나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세상일에 지쳤을 때
뒤죽박죽 실타래처럼 엉킨 시커머죽죽한 이 조각품
거기다가 을씨년스럽게 거미줄까지 여기저기 허옇게 쳐져 있어서
꼬인 심사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에이 쓰버
이런 날은 디퍼플의 하이웨이스타나 크게 틀어놓고
깡소주 한두병에 욕이나 디립다 해대야겠다
있는 욕 없는 욕 아는 욕 모르는 욕 욕이란 욕은 죄다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