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빛과 그림자 1

noseein 2005. 6. 23. 07:59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빛이 많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빛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면도 있지만

적당히 가려야할 것들까지도 낱낱이 보여준다

 

이 세상에 어디 아름다운 것들만 있을까

군데군데 여기저기 보기 흉한 것들도 많다

밝은 대낮에 보면 별볼일없고 칙칙한 경치의 구리톨게이트도

밤에 보면 이렇게 아름답다

 

대충 지저분한 것들은 가려주고

대신 아름다운 불빛으로 화장을 하고

검은 부분이 작은 불빛까지도 빛나게 꾸며주기 때문이다

빛이 밝음이고 현실이라면 그림자는 어두움이고 꿈이고 환상이다

 

문득 떠오르는 노래가사

빛과 그리고 그림자

길옥윤 작사작곡 패티김의 노래

사랑은 나의 행복/사랑은 나의 불행/ 사랑하는 내마음은/빛과 그리고 그림자

그대 눈동자 태양처럼 빛날 때/ 나는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

 

어렸을 적에는 이 노래 가사가 마음에 안 들었다

행복이면 행복이지 왜 불행이고

그대 눈동자가 빛나면 나도 행복해야지 왜 어두운 그림자가 돼?

살다 보니 사랑하다 보니 빛과 그리고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그대 눈동자 태양처럼 빛날 때 나는 그대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패티김과 그 연인처럼 또 수많은 선배들이 걸어간 사랑의 길처럼

나도 이 빛과 그림자의 길을 가고 있다

저 구리톨게이트 야경처럼

빛과 어두움이 적당히 타협을 하고 손잡고 가까이 지내면 좋으련만

내 사랑에는 빛과 그리고 그림자뿐인가 보다

 

 

            장사익  - 빛과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