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시방 내 마음

noseein 2005. 6. 17. 06:36



 

 

오라

그대여

맨발이면 더 좋고

슬리퍼도 좋단다

가능하면 내 가슴이 아프니

뾰족구두는 신지 마라

 

걸어도 좋고

뛰어도 좋고

털퍽 주저앉아도 좋고

뒹구른들 누가 뭐라랴

가능하면 내 가슴이 아프니

슬쩍 보고 지나치지는 마라

 

내 너른 가슴 훌훌 다 벗고

너에게 속살 드러내리니

너 이승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너 이 자리에 있는 때만이라도

나를 마음껏 누리거라

가능하면 내 진실로 원하노니

네 영혼의 휴식처로 삼아주렴

 

너만을 위하여

이슬 먹고

뙤약볕 쬐고

비바람 다 맞고

허구헌 날 또 기다릴 테니

오라 그대여

마음대로 쉬었다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