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다리 아래 물

noseein 2005. 6. 11. 06:49


 

 

아 그리운 정경이여

다시는 그리로 돌아가지 못할 젊음이여

한때 나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다는 것을

맨날 망각하면서도 또 그리워했네

 

건너가기 위해 한번은 지나가야 하는 다리

그 다리 위에서

물에 비친 제 그림자를 보고

그것이 나의 영원하고 참된 모습인 줄로 여태 그리워했네

 

다시는 건너지 못할 다리

그 다리 아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개울물

다시는 보지 못할 그림자

그 그림자 속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내 청춘

 

십년 뒤면 또 그리워할 지금의 이 다리 이 개울물을

지금은 까마득히 잊은 채

지나온 다리만 흘러간 개울물만 그리워했네

황소처럼 하릴없이 되새김질만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