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
엉겅퀴
옹크린 듯 풀어
헤친
요염한 맵시
피보다 붉은
자줏빛
정열
어디선가 맡은 둣한
이국의 체취
끈끈한 꽃뭉치
못생긴 잎사귀
가시를 휘두르며
눈을 부릅떠
봐도
진딧물은 웃어 가며
줄기마다
새까맣다
나비야 도와줘
본체 만체 꿀만
따고
꿀벌아 살려줘
꽃가루만 훔치네
Cirsium japonicum var. ussuriense
Kitamura.
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로 높이 50-100cm이고 전체에 백색 털과
거미줄 같은
것이 있다. 잎은 심하게 갈라져 끝이 가시로 되고 6-7월에 전국의
산과 들에 핀다. 줄기에 가시가 없는 점과 꽃뭉치가
끈적거리는 점이
지느러미엉겅퀴와 다르다. 꽃은 지름 17-27mm이고 지느러미엉겅퀴보다
크다.
생약명은 대계이고 정력제, 신경통, 이뇨제로 쓰인다. 항가새라고도 불린다.
엉 겅 퀴
-소녀의
원혼
영국의 어느 시골에 젖소를 기르는 한 소녀가 있었다. 어느날
소녀는
쇠젖을 항아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도회치에 팔려고 나갔다. 소녀는,
오늘은 젖을 판 돈으로 스웨터와
양맡, 아버지 어머니께 드릴 선물도
사야겠다고 이 궁리 저 궁리하면서 길을 걷다가 그만 길가에 있는
엉겅퀴
가시에 다리를 몹시 찔려 깜짝 놀라 뛰는 바람에 쇠젖을 모두
쏟고 항아리마저 깨뜨려 버렸아. 소녀는 슬픔을 견더지 못하여
그만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후 소녀의 혼은 젖소로 변해서
길가에 있는 엉겅퀴를 모두
뜯어먹었다. 그런데 엉겅퀴 중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잎에 흰 무늬가 있는 풀이 한 포기 있었다.
이상해서
뜯어먹지 아니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노라니 꽃봉오리에서 소녀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이로부터 이
풀은 젖엉겅퀴(milk sitsle)라
불리어지고, 소녀의 원을 위로해 주는 꽃이라는 동화를 간직하게
되었다
모둑이 피어 있는 보랏빛 엉겅퀴에/ 꿀벌 한 마리 파고 들었네/ 손
끝으로
건드려도/ 엉겅퀴 속 꿀벌은 나오려 하지 않네/ 시켜서 이루어질 리 없는
전일한
합일이여
김명수 작은 공간 <바다의 눈> 31쪽
엉겅퀴 보랏빛/ 빛의
속으로 들리는/ 물꼬로 흘러드는 달디단 물소리
이하석 물베개 <비밀>
128쪽
잎새를 따 물고 돌아서잔다/ 이토록 갈피없이 흔들리는 옷자락//
몇 발자국
안에서 그 날/ 엷은 웃음살마저 번져도// 그리운 이 지금은
너무 멀리 있다/ 어쩌면 오직 너 하나만을 위해// 키운 피곤이
보랏빛
흥분이 되어/ 슬리는 저 능선// 함부로 폈다/ 목놓아 진다
박용래 엉겅퀴
<저녁눈> 118 전문
엉겅퀴를 보면 / 나는 무수히 찔리고 싶다/ 마음 깊은 속
속속들이 찔리어/
그대 보여주고 싶다/ 내 안에도 숨겨진/ 또 하나의 엉겅퀴/ 그 번쩍이는 가시
김광렬 엉겅퀴를 보면 <가을의 시>
별 중의 별/ 별들의 어여쁜 거지떼/
기다리는//자색 밤의/ 뚫어진 담뇨 위이다//
야심찬 사랑의 깃발 아래/ 매혹의 가시관 쓰고서//로자
룩셈부르크
김경희 엉겅퀴 <작은 새> 94쪽
일찌기 우리들의
것이었던/ 꽃피는 대지여// 그 능욕당한 젖무덤에/
새파랗게 날 선 곡괭이를 박고/ 살 속 깊이 잠든/ 피를
깨우리라
민영 다시 붓을 들고 <엉겅퀴꽃>
갈퀴손에 호미잡고 / 머리위에 수건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르느니 님의이름
님영 엉겅퀴꽃 <엉겅퀴꽃>
43쪽
산나리꽃이며 엉겅퀴꽃이며 민들레 같은/ 서울에 편입되기 싫은 꽃들이 자란다/
박용재 당신의 밤은 어떠하오 <따뜻한 길 위의 편지> 76쪽
무너지고 다시
엉키는 엉겅퀴 풀숲에 다치면서/ 역사의 뒤안길에/
망각의 세월 바람비에 깎이는/ 돌 하나로 서서/ 살아 있는
당신
이광웅 영오리비 <대밭> 81쪽
엉겅퀴 말냉이
민들레들의 사연 그대로/ 김치국들로 얼룩진 땅은
몇번인가 뒤짚혀져/ 벌겋게 녹이 슬었다
이하석 붉은
언덕 <제10회소월시문학상수상작품집>75쪽
당신이 그린 붉은 엉겅퀴/ 계방산 1500
고도에서/ 더 붉은 꽃술로
벌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김용옥 엉겅퀴
<그리움을 채우는 기억> 66쪽
환갑줄 넘으면 체력이 달리니/ 닭내장탕 먹으러 가자던
친구여/
지금도 꼬박꼬박 적금이야 붓고 있지만/ 어딜 갔나 곰 같은 친구/
죽어 산천에 서릿발 내리지 말고
/살아 물가의 엉겅퀴로 피어나려무나
강병철 태환아 태환아 <유년일기>
97쪽
가을 하늘 아래 곧잘 붉어지는 홍옥/ 엉겅퀴 같은 가난과/ 이서국 수렵꾼의
딸임에
틀림없다
서림 그 여자 <이서국으로 들어가다>
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