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지칭개

noseein 2005. 5. 23. 06:16

 

 


지칭개는 엉겅퀴나 가시가 몹시 많은 지느러미엉겅퀴나 뻐꾹채나 산비장이와는 또 다르다
가시가 없다. 꽃이 활짝 피어봐야 요 모양이다

 

 

   지칭개


                     김종태
 
 
   어제 밤
   한많은 놈
   피가 끓게
   속았다 속았다
 
   이 한낮
   죄 많은 놈
   피가 마르게
   바꿔 바꿔
 
   해질 녘은 아직 멀었는데
   아가야 벌써 엄마타령이냐
   지 먹을 것은 타고 난다지만
   누울 자리도 안 보고
   새끼만 올망졸망 낳았나
 
   주름진 얼굴에 진딧물만 새까맣고
   빨아먹는 진딧물보다
   기둥서방마냥 신이 나 오르내리는
   개미새끼가 더 밉더라
 
   입이 아홉 개라도 무슨 말을 할까
   푸르다 못해 자주로 멍드는데
   동구 밖 지칭개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지칭개가 필 무렵이면 농촌은 무척 바쁘다.
  이 때쯤이면 낮엔 뻐꾸기가 울고 밤엔 소쩍새도 운다
  나라의 일꾼들을 잘못 뽑으면 몇 년 고생을 한다
  꼭 소쩍새가 우는 소리가 소탱 소탱  솥적다 솥적다가 아니라
  속았다 속았다 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들으니 뻐꾸기도 뻐꾸기 아니라 바꿔 바꿔로 들렸다.
  임금의 잘못도 크지만 그 밑에서 권력의 부스러기에 눈이 먼
  조무래기 신하들이 더 잘못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한참 잘못되던 옛날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칭개는 맛이 좋은지 진딧물이 많다.
  지칭개는 꽃이 많이 달려 마치 자식농사를 많이 지은
  시골의 올망졸망한 아이들 같다
  진딧물이 많은 곳엔 꼭 개미가 다닌다
  진딧물을 보호해 주고  그 놈들 꽁무니에서 나오는
  달착지근한 설탕물을 받아먹는다
  꼭 요즘의 꼭지 덜 떨어진 정치인들 같아 한심스럽다.
  지칭개만 불쌍하다. 지칭개는 꼭 요즘 IMF 시대의
  죄없는 국민들 같다
 
              
  지칭개  Hemistepta lyrata  BUNGE
  밭이나 들에 자라는 국화과의 이년초로 높이 60-80cm.
  잎은 우상으로 갈라지고 5-7월에 꽃이 핀다.
  지칭개는 하나의 종으로 하나의 속을 이룬다   변종이나 사촌이 없다
  지칭개는 얼핏 보면 엉겅퀴  비슷하지만 가시가 없고 꽃술이 다르다